불황속 영화, 벗거나 웃기거나 피흘리거나

전형화 기자  |  2008.11.26 10:35

경기 침체로 주머니가 한층 가벼워진 요즘, 관객을 극장에 불러 모으기 위해 영화의 자극에 대한 강도가 한층 세지고 있다. 과감한 노출을 내세운 영화와 피범벅 영화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뿐만 아니라 관객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따뜻한 휴먼 코미디도 관객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대개 경기가 침체될 경우 에로티시즘과 스릴러 등 자극의 강도가 강한 영화와 훈훈한 코미디 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는 법이다. 미국에서도 대공황 시절 드라큐라, 느와르 같은 영화들과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등의 휴먼 코미디가 인기를 얻었다.

이 같은 공식은 국내 극장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중순 관객을 극장에 불러 모으기 시작한 '아내가 결혼했다'는 두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라는 설정과 손예진의 노출 및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현재 150만 관객이 관람한 '미인도' 역시 김민선과 추자현의 베드신으로 일찌감치 이목을 끌었다.

'미인도'는 영화 초반 기생들이 체위를 실연하는 장면이 화제를 모으면서 제작사측은 영화에 미처 소개되지 못한 체위들을 DVD에서는 소개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12월 말 개봉 예정인 '쌍화점'도 조인성과 주진모, 송지효의 수위 높은 베드신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영화 제작자는 "불황에는 벗겨야 산다는 속설이 있다"면서 "최근 불경기에 콘돔과 소주 매상이 급증했다는 보도처럼 불황일수록 근원적인 것으로 회귀하는 욕구와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살인, 자살 등을 소재로 자극이 넘치는 영화들도 극장에서 관객을 유혹한다.

피범벅 살인 시리즈 '쏘우5'이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자살을 소재로 한 한국 공포영화 '4요일'도 12월 관객을 맞는다. '4요일'은 포스터가 너무 무섭다는 이유로 극장에서 철수됐을 정도로 상당한 수위의 공포가 예상된다.

'렛 미 인'과 '트와일라잇' 같은 흡협귀 영화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릴러 영화가 대거 제작이 준비 중인 것도 경기 침체와 관계가 깊다. '보트'와 '마린보이'가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백야행' 등 제작에 들어가는 영화 중 스릴러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추격자'의 성공도 이유 중 하나지만 이 같은 스릴러 제작 붐은 관객에 더 센 자극을 주고자 하는 것도 한 몫 한다. 스릴러 영화를 제작하는 한 제작자는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관객은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며 "한국 관객들은 일상에서 워낙 자극에 단련돼 있기에 단순한 자극 뿐 아니라 이야기가 성공적으로 어우러져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같은 자극의 바다 속에서 코믹 영화와 가족 영화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관심사이다.

첫 사랑을 이루기 위해 기억상실증에 걸린 척 한다는 '달콤한 거짓말'과 중3과 고1 때 각각 아이를 낳았다는 설정인 '과속 스캔들'이 자극 범벅인 영화들 속에서 선전할 지 기대된다. 또한 무자극의 결정판 같은 '순정만화'를 택할지도 주목된다.

관객의 선택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12월 극장가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 같은 가족영화들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벗거나 피 흘리는 자극 강한 영화와 웃는 동시에 훈훈함을 전하는 영화, 과연 관객은 어떤 영화의 손을 들어줄지 12월이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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