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일밤' 1000회 중 900회 정도 출연"①

[★리포트]일밤 MC 릴레이 인터뷰

김겨울 기자  |  2008.11.28 10:02


오는 12월 14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 1000회 특집을 맞아 그간 '일밤'의 MC를 맡았던 스타들이 지난 27일 한 자리에 모였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는 '일밤'이 배출한 대표적인 스타 MC들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초창기부터 '일밤'을 함께해 온 이경규, 그는 1000회 특집을 맞아 감격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일밤'이 일주일에 한 번, 일 년에 50회 정도 하는 거니까. 지금 한 1000회라면.. 내가 쉰 게 일본 유학을 갔을 때랑 요즘 안 했으니까 합하면 한 900회 정도 출연했다."

1000회 특집을 맞이해 깔끔한 턱시도를 입고 자리한 이경규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자신이 출연했던 횟수를 꼽아보였다. 그는 1988년 11월 7일 첫 회 때부터 '일밤'의 대표적인 코너들을 맡아오며 '일밤'과 함께했다.

그에 대해 조형기는 "이경규는 '일밤'의 상징적 존재이자 '일밤'의 역사"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여년간 '일밤'에서 이경규가 진행했던 코너는 총 229개의 '일밤'의 코너 중에서 100개가 넘는다. '일요진단', '명작극장-남과여', '스타 맞선', '몰래카메라', '이경규가 간다', '간다 투어'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몰래카메라'와 '정지선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던 '이경규가 간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몰래카메라'는 스타가 모르게 카메라를 설치하고 스타를 곤경에 빠뜨렸던 코너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 '몰래카메라'를 당해야 스타였고, 스타들은 으레 '이거, 몰래카메라지?'라고 의심했다고.

그는 당시 '몰래카메라'를 촬영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꺼냈다.

"'뽀빠이' 이상용을 속일 때였지. '우정의 무대'를 진행했던 이상용을 속이기 위해 빡빡 밀은 머리를 한 군 장병이 필요했는데 섭외했던 사병들이 모두 하지 않겠다고 하는 거야. 결국 옆에서 일하던 FD인 (이)휘재의 머리를 밀었지." (이휘재는 김한석과 함께 '일밤' FD를 했었다.)

"그 날 서울로 올라오면서 휘재가 옆에서 많이 울었다. 나는 웃고 휘재는 울고..그게 벌써 14년 전 일이니.."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그는 '몰래카메라'에 대한 잔상을 꺼내며 화색이 돈다. 그에게서 '몰래카메라'는 어떤 존재였을까.

"나는 '몰래카메라'가 코미디 버라이어티 사상 최고의 포맷이라 믿는다. 이건 대한민국에만 있는 게 아니라 미국에도 일본에도 유럽에도 전 세계에 다 있는 포맷이다. 현재에도 예능에서 잘 안 풀리면 '몰래카메라'를 사용하는 게 그 이유다."

그랬다. 그는 90년대 '몰래카메라'로 예능 지존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0년대 '돌아온 몰래카메라'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그에 대해 그는 안타까운 마음을 호소했다.

"'돌아온 몰래카메라'에 대한 평가가 안 좋았다는 말은 잘못됐다. 당시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만 봐도 반응이 좋았다. 단지 예전에 비해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비판이 많아졌을 뿐이다. 타 방송사에서는 '몰래카메라'가 끝나길 바랐을 정도였는데.."

분위기를 전환하면서 '이경규가 간다' 이야기를 꺼내봤다. 당시 이 코너의 인기 덕에 '깜짝' 출연했던 이경규의 딸인 이예림도 인기를 얻었었는데.

"예림이가 이 코너로 데뷔했다. 하하하. (왜 연예활동을 계속 시키지 않았나?) 돈이 많이 들더라. 한번 출연하면 5만원 받는데 그 전에 꾸미고 왔다 갔다 하는 비용을 합하면 더 들더라. 하하하."

이경규는 또한 2002년 월드컵 때 '이경규가 간다'를 찍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2002년 때 조형기와 함께 정말 감동적 이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도 또 가야겠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일밤'이 예전에 비해 변한 점을 물었다.

"예전에 '일밤'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방송이었다면 요즘은 특정 계층을 겨냥한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같은 경우는 20대들, '세 바퀴'의 같은 경우는 40, 50대들이 좋아한다. 이처럼 요즘은 세대별 차이를 두는 코너가 대세인 거 같다."

그는 2009년 봄에 '일밤'에 복귀할 의사를 밝히며 '1000회' 녹화장으로 향했다. PD들과 작가들, 연예계 후배들이 가장 존경하는 예능인으로 꼽는 이경규, '일밤'의 20여 년 역사는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그가 앞으로 20여 년도 이끌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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