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외화, 대박은 없어도 실속은 차렸다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2008.12.02 15:57

2008이 저무는 12월, 한 해 동안 우리 극장해서 개봉했던 외화들을 돌이켜보면 지난해와 다른 뚜렷한 변화가 발견된다. 대박은 없지만 중박 작품들이 대거 쏟아지며 짭짤한 실속을 봤다는 점이다.

올해 전반적인 극장가의 불황과 관객 감소 추세 속에 지난해의 '트랜스포머'같은 초대박 히트작은 탄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거의 매달 히트작이 탄생하면서 관객들의 고른 사랑을 받았다. 특히 관객수가 감소하는 가운데서 한국영화들이 극심한 관객 이탈 현상을 겪은 데 비해 상대적으로 외화를 찾는 관객들의 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덕분에 지난 한해 외화들은 제법 쏠쏠한 장사를 할 수 있었다.

지난해 여름 개봉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는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국내 개봉 외화 최고 흥행 기록을 작성했다. 올해 최고 외화 흥행작 '쿵푸팬더'가 455만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의 관객을 기록한 것과 단순 비교하면 큰 차이가 느껴진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쿵푸팬더'를 비롯한 2∼6위권의 약진이다. 현재까지 448만 관객을 불러모은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를 비롯해, 액션 블록버스터 '아이언맨', 어드벤처물 '미이라3', 고 히스 레저의 열연이 빛난 '다크나이트', 17년만에 돌아온 스필버그의 '인디아나 존스'까지 무려 6편의 영화가 4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도 속속 등장했다. 안젤리나 졸리의 매력이 인상적이었던 '원티드'와 의외의 히트영화 '테이큰', 샤이어 라보프 주연의 '이글아이'까지 할리우드산 액션 영화들이 줄지어 200만 영화 대열에 합류했다. 애니메이션부터 액션 블록버스터와 어드벤처물, 뮤지컬 영화까지 흥행작의 장르도 다양해졌다.

올해 수익을 낸 한국 영화가 채 열 편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외화의 고른 강세는 더욱 돋보인다. 때문에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돈을 벌려면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와야 한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마저 심심찮게 돌고 있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현재 제작중인 영화가 손에 꼽을 정도인 상황에서 외화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다"며 "제작 환경이 더욱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관객 감소와 투자 위축으로 내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에 들어간 영화들의 편수마저 급감한 가운데 외화의 강세는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지는 올 연말과 내년까지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유하 박찬욱 봉준호 최동훈 박진표 윤제균 등 중견 감독들의 연이은 컴백이 예정된 가운데 장동건 비 이병헌 다니엘 헤니 등 할리우드에 진출한 우리 배우들의 작품이 연이어 개봉을 앞둬 이들의 대결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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