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4) vs SBS(-3) vs MBC(0) 아나운서 극과극

문완식 기자  |  2008.12.09 15:43
SBS 아나운서(위)와 MBC 아나운서 (아래) <사진=SBS, MBC>


KBS: SBS: MBC=+14: -3 : 0

경제 불황이 심화됨에 따라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는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나름의 고육지책을 강구했다.

지난 가을개편에서 이는 여실히 드러났는데 그 모습은 각 사별로 사뭇 달랐다. KBS는 비용이 많이 드는 유명 MC들을 하차시키고 그 자리를 자사 소속 아나운서들로 채웠다. 무려 14개의 프로그램에 아나운서들이 진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반면 SBS는 오히려 아나운서가 맡았던 3개의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비운을 맞았고 MBC는 대표적인 아나운서 진행프로그램이 폐지됐으나 후속 프로그램 역시 아나운서에게 맡기며 그나마 '자리보전'을 하게 됐다.

가을개편 끝의 아나운서 '부익부 빈익빈'을 알아봤다.

◆KBS, 신설프로그램 8개 포함 총 14개 프로그램 아나운서가 맡아

지난 11월 KBS 가을개편에서 무엇보다 눈에 띠는 것은 아나운서들의 대거 약진이었다.

KBS 아나운서들은 가을개편에서 신설프로그램 8개, 외부MC 교체 몫 6개 등 무려 14개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며 '아나운서 풍년'을 맞았다.

손범수가 2003년 이후 5년간 맡았던 '아침마당'의 MC 자리를 김재원 아나운서가 맡았으며 '체험 삶의 현장'은 이홍렬이 3년 반 만에 하차하고 그 자리에 김현욱 아나운서가 들어갔다.

이 외에도 전인석, 이형걸 아나운서가 각각 임성훈(TV는 사랑을 싣고), 박미선(러브인 아시아)을 밀어내고 자리를 꿰찼다.

이처럼 프로그램 자체라고 여겨질 만한 유명 MC들을 교체하고 자사 소속 아나운서들로 교체한 이유는 제작비 절감이라는 목적이 가장 컸다. 올해 막대한 적자가 예상되는 KBS로서는 더 이상 비용이 많이 드는 외부 MC를 쓸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덕분에 KBS 아나운서들은 경제난 속에 때 아닌 '호황'을 맞았고 투입결과 역시 '성공적'이란 내부평가에 잔뜩 고무돼 있다.

KBS 아나운서(31기) <사진=KBS>


◆SBS, 아나운서 진행 3개 프로 폐지..MBC, '네버..'폐지 후 '희망..'신설

KBS가 아나운서들의 대거 진출로 '아나운서 풍년'을 맞은데 비해 대표적 민영방송인 SBS는 되레 아나운서들이 빠지며 '없는 집 쪽박 깨진 격'이 됐다.

SBS는 오히려 기존에 아나운서들이 맡고 있던 프로그램들이 폐지되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SBS는 지난 10월 가을개편에서 '금요컬처클럽', '지구촌VJ특급','스포츠빅이벤트'를 폐지했는데 공교롭게도 신용철, 최기환 아나운서 등 모두 아나운서들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이었다.

SBS 관계자는 "긴축 재정을 하다 보니 아나운서가 더 투입되지 않을까 기대했던 게 사실"이라며 "회사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 아나운서의 탄생과, 재정절감이라는 이중효과를 거둘 수도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오히려 아나운서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줄어들어 아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애초 '아나테이너'에 대한 기대가 없던 MBC의 경우, 가을개편에서 이재용, 김완태, 최윤영, 나경은, 서현진, 오상진 등 아나운서들이 맡았던 '네버엔딩스토리'가 폐지됐으나 후속 프로그램 '퀴즈 쇼 희망 뱅크 bank'를 신동진 아나운서가 맡으며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 문지애 아나운서가 '시사 매거진'에 투입시키며 아나운서의 활동 폭을 조금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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