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백혈병환우회 측이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1TV 일일극 '너는 내운명'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한국백혈병환우회의 안기종 사무국장은 지난 3일 오후 한국백혈병환우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너는 내운명'의 백혈병 설정을 환자 입장에서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흥미진지하고 긴장되는 설정일지 몰라도 백혈병 환자나 그 가족의 입장에서는 정말 소설(?) 쓴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안기종 사무국장은 이글에서 "최근 종영을 앞둔 '너는 내운명'의 시청률이 40%를 넘고 있다. 그런데 40%를 넘는 '너는 내운명'의 시청률 한가운데는 백혈병이 있다"며 백혈병과 관련한 극의 전개 상황을 소개했다.
안 사무국장은 "먼저 타인간 골수가 일치할 확률은 2만5000분의 1에 불과한데도 불구하고 장새벽과 그의 시어머니 골수가 일치한다는 설정 자체는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나 이것까지는 양보할 수 있다"며 "그런데 장새벽과 그의 생모의 골수가 일치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너무 허무맹랑하다. 부모와 자녀간에도 골수가 100% 일치할 수는 있지만 극히 희박하고 거의 대부분 50%만 골수가 일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새벽이 생모의 골수와 일치한다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골수기증에 대한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걱정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안기종 사무국장은 또 "우리나라의 골수기증 거부율은 세계 최고이다. 10명이 골수기증을 하겠다고 등록하였다면 그 중에서 7명이 최종 단계에서 골수기증을 거부하거나 중단한다. 이로 인해 매년 1000명 이상의 백혈병 환자들이 골수이식을 통해 완치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골수기증을 하면 허리디스크가 생긴다', '성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등등 잘못된 상식 때문에 '너는 내운명'처럼 형제간에도 골수기증을 거부하는 경우가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골수기증 거부로 인해 자녀를, 부모를, 형제를 하늘나라로 보낸 백혈병 환자가족들이 '너는 내운명'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겠는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안기종 사무국장은 "적어도 '너는 내운명'이 일일 가족드라마로서 '백혈병', '골수기증'이라는 위험한 카드를 꺼낸 이상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를 보고 있을 수많은 백혈병 환자와 그 가족들을 배려하여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내용으로 해주기 바랄 뿐이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편 '너는 내운명'은 최근 주인공인 장새벽(윤아 분)을 모질게 괴롭혔던 시어머니(양금석 분)와 새벽을 버렸던 생모(유혜리 분) 모두 백혈병에 걸린 가운데 새벽이 운명처럼 두 사람 모두와 골수가 맞아 누구에게 골수를 줄지를 두고 고민에 빠진 상황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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