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 '발키리'..역사가 스포일러야

김건우 기자  |  2009.01.07 10:15

조인성 주진모 주연의 '쌍화점'이 파격적인 노출과 베드신으로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개봉 첫 주에 150만 관객을 동원한 것이다. 관객들은 톱스타 배우로서 쉽지 않았을 결심에 큰 박수를 보냈다.

'쌍화점'은 고려시대 공민왕에 얽힌 비사를 바탕으로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구성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한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힐 수밖에 없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결말을 이미 노출하기 때문이다.

역사 속 공민왕은 노국공주가 사망한 뒤에 남색을 즐겼고 1374년 자기를 대신해 익비를 임신시킨 홍륜을 제거하려다 도리어 살해당했다. '쌍화점'이 재미를 위해 각색했지만 전체적인 결말은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음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역사적 사실에 관객 입장에선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극의 전개를 심도 있게 끌고 가지만 결국 결론은 알고 관람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말까지 이어지는 극의 전개가 더욱 중요하다.

가장 성공한 영화는 2007년 730만 관객을 동원한 '화려한 휴가'다. '화려한 휴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등이 출연해 큰 주목을 받았다. 관객들은 민주화의 꽃을 피우지 못한 그들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며 극찬을 했다.

스토리의 부재로 실패한 대표적인 영화는 2004년 박중훈 김승우 황정민 주연의 '천군'이다. 영화는 별 볼일 없는 청년 시절의 이순신을 성웅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그렸지만 스토리의 부재로 관객몰이에 실패했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톰 크루즈 주연의 '작전명 발키리'도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했다. 영화는 히틀러 암살을 모의했던 클라우스 폰 슈타펜버그 대령의 삶을 다뤘다. 보통 이 같은 영화의 핵심은 '어떻게 암살을 성공 시키는가'이지만, '작전명 발키리'는 거꾸로 '어떻게 암살에 실패했는가'를 볼 수밖에 없다. 히틀러는 1945년 4월 30일 자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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