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꽃보다 남자'는 금잔디(구혜선 분)가 부모님의 반강제 압박과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신화학교로의 전학을 선택하며 본격적인 이야기 전개구도에 돌입한다. 잔디가 '서민 세상'을 떠나 'F4 세상'인 신화학교를 찾으며 그들의 갈등구조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반면 일본판 '꽃보다 남자'는 츠쿠시(한국판 잔디)가 시즈카(한국판 민서현)에 대한 동경과 부모님의 기대 속에 부자학교로 유명한 에이토쿠(英德)학원에 입학부터 한다. 그리고 초반부터 의협심을 불태우며 F4에 맞선 잔디와 달리 츠쿠시는 2학년이 되기까지 꾹꾹 눌러 참다가 폭발, 인생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이렇듯 시작부터 한국판 '꽃보다 남자'와 일본판 '꽃보다 남자'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애초부터 9회로 방송됐던 일본판과 24부작인 한국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지만 다루는 캐릭터도 내용면에서도 한국판은 일본판과 비슷한 듯 달랐다.
또 슬슬 본색을 드러내는 일본판 츠쿠시에 비해 한국판 잔디는 초반부터 어리바리한 듯하면서도 당찬 모습을 만천하에 떨친다. 이는 일본판 츠카사에 비해 무지막지한 폭력성을 덜어낸 준표와 어우러지며 한국판 '꽃보다 남자'의 캐릭터 형을 한 가지 세운다. 다만 이 와중에 준표가 변덕쟁이 철부지로 비춰지며 그저 '나한테 이런 행동을 하다니, 신선한 걸' 수준으로 잔디에 빠져들고 있음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잔디의 캐릭터 덕분에 민하(정의철 분)라는 새로운 인물이 극 초반부터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판의 준페이에 해당하는 인물이라지만 수수께끼에 쌓인 모델로 처음부터 츠카사(한국판 구준표)에 대한 복수를 목적으로 츠쿠시에 접근했던 것과는 달리 '꽃보다 남자'의 초기 전개를 가능하게 한 인물로 현재까지는 선인, 일본판과는 다른 캐릭터다. 게다가 일본판에서 준페이는 '꽃보다 남자' 본편이 아닌 '꽃보다 남자 리턴즈'에 등장해 새로운 시리즈의 초반을 이끌었던 인물이라는 것도 큰 차이점이다.
이외에도 어리바리한 퀴즈 문제에 몰입하며 싼 공립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지상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던 일본판 츠쿠시의 남동생과 달리 한국판 잔디의 남동생은 똑똑하기 그지없다. F4를 모르는 누나를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며 설명해주고 이후 여러 사안에 있어서도 되바라졌다 싶을 만큼 빛나는 두뇌를 자랑한다. 에이토쿠 학원에 다니는 딸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궁상맞은 모습으로 극에 달한 '서민'의 모습을 보이던 부모님 역시 한국판에서는 일본판을 넘어서는 푼수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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