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한국 팬들에 감사.. 동안비결은 글쎄요"(종합)

김현록 기자,   |  2009.01.18 13:51
'작전명 발키리' 내한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톰 크루즈 ⓒ 홍봉진 기자

"친절한 톰 아저씨요? 정말 감사합니다."

18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작전명 발키리'의 내한 공식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톰 크루즈를 비롯해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각본 및 제작을 맡은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함께 참석했다.

친절한 팬 서비스로 한국 팬들의 마음을 한 번에 사로잡은 톰 크루즈의 친절한 모습은 이날 공식 기자 간담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톰 크루즈는 동안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별다른 비결은 없다"고 겸손해하면서, 뜨거운 성원을 보낸 한국 팬들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 간담회의 일문일답.

▶톰 크루즈=이 자리를 와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와 주셔서 감사하다.

-어떻게 해서 이번 영화 작업에 참여하게 됐나.

▶크리스토퍼 맥쿼리(이하 크)=2002년 베를린을 방문할 당시 히틀러에 저항했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기념비가 건립되고 있었다. 여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당시 각본 작업을 같이 하는 동료가 여기에 대해 각본을 써보자고 제안했다. 1년 정도 각본 작업을 한 뒤 브라이언 싱어 감독에게 보여줬다.

▶브라이언 싱어(이하 브)=항상 2차 대전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 친구인 크리스토퍼와 작업하는 데 늘 관심이 있었다. '유주얼 서스펙트' 이후 같이 할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3편의 만화 원작 영화를 하고 난 뒤 다른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크리스토퍼와 함께 작품을 제작사에게 보여줬고, 그 뒤에 톰 크루즈를 찾아갔다.

▶톰 크루즈(이하 톰)=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가진 감독이다. 평소 존경하는 감독이다. 아시다시피 나는 모든 장르의 영화에 출연했다. 코미디와 액션 스릴러 서스펜스까지. 처음 각본을 보고 엄청난 서스펜스를 느꼈다. 각본에도 매료됐다. 반드시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저희의 촬영 자체도 모험이 될 수 있었다. 맥쿼리 작가는 제가 읽은 작품 중에서도 가장 서스펜스가 강한 작품을 만든 작가다. 셋이 합쳐서 큰 모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존 인물이 있었던 장소에서 촬영한다는 것이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저는 항상 히틀러를 죽이고 싶었다. 늘 히틀러를 증오한다.

-톰 크루즈는 영웅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슈타펜버그 대령은 기존 영웅과 어떤 점에서 달랐나. 이 역할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톰=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한 작품은 딱 두 번째다. 역사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실제로 전투기를 직접 몰 수 있을 만큼 조종 능력도 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마찬가지로 2차 대전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어려서 역사를 공부하고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왜 히틀러에게 암살자를 보내 죽이지 않았을까' 궁금증이 있었다. 인물을 연구하고 연기하면서 이 인물을 존경하게 됐다. 2차 대전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사실 이 주제나 테마는 시대를 초월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히틀러를 저지하려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 것 자체가 제 삶에 큰 변화를 줬다. 인간으로서, 개인으로서 2차 대전이나 유태인 학살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촬영 전 8개월 뿐 아니라 촬영을 하면서도 세 사람이 늘 같이 공부를 했다. 특히 레지스탕스를 공부하면서 우리가 레지스탕스였다면 어땠을까, 주관적 해석에 의한 현실감이나 긴장감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맥쿼리 작가의 멋진 대본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멋진 연출 능력을 합쳐 멋진 서스펜서 스릴러를 만들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서스펜스를 창조할 수 있었다.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들며 멋진 경험을 했다.

-'작전명 발키리'를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하는 이유는?

▶브=한국은 성공을 구가하고 있는 시장, 영화 마켓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좋은 시장이다. 한국에서 영화를 개봉하고, 한국의 영화 제작자들을 만날 기회를 얻고자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영화 제작자들을 많이 만났다. 많은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흥미롭다. 아버지가 한국전에 참전한 참전 용사여서 한국에 간다는 소식을 무척 좋아하셨다. 한국전쟁 당시와 한국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려드렸더니 굉장히 흥미로워하셨다.

-요즘의 다른 전쟁영화와 달리 잔혹한 장면이 많지 않다.

▶브=액션신은 많이 등장한다. 액션 시퀀스에는 당시 전쟁에 등장했던 70년 이상 된 독일 비행기도 나온다. 톰이 비행기 안에서 독일 상공을 나는 장면은 실제 독일 비행기 안에서 찍었다. 장소가 협소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함께할 수 없어서 톰의 메이크업을 내가 직접 하기도 했다. 잘 됐는지는 모르지만 최선을 다했다.(웃음) 흥미진진한 부분이 많지만 다른 전쟁영화와 다르게 전형적이지 않게 만들었다.

-톰 크루즈가 영화 속 실존인물 슈타펜버그 대령과 실제로도 닮아 화제가 됐다.

▶개인적으로 아주 닮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설사 아주 닮지 않았다 하더라도 제가 꼭 맡고 싶었던 인물이었다. 관객을 매료시킬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찾고 독특하게 전개시켜서 영화를 만드는 데 나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영화가 바로 이런 영화였다.

내 자신이 영화광이자 영화팬이다. 아침에 일어나 영화를 촬영하러 가는 건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지만, 관객으로서 내가 영화를 보러 갈 때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매그놀리아'나 '라스트 사무라이', '트로픽 선더'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든다. 또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정말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에 또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친절한 톰 크루즈'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나?

▶톰=감사드린다. 별명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별명을 통해서 한국 국민의 따뜻한 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팬들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환영의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한국에 오는 걸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한다.

-결말이 알려진 이야기의 서스펜스를 어떻게 유지했나.

▶크=이 영화에 있어서 엔딩을 아는 것이 오히려 영화의 자산이었다. 등장하는 인물과 관객이 가까워짐에 따라 더 서스펜스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결말은 알지만 개개인의 운명에 대해서는 모르고 영화를 봤다는 점이 많은 서스펜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브='타이타닉'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배가 침몰하는 것은 알지만 누가 어떻게 죽는지는 모른다. 거기서 서스펜스가 나온다. 게슈타포가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워낙 철저하게 자료를 남겨 사실적으로 영화를 만들어내는 데 참조가 됐다. 결말을 안다는 게 서스펜스를 해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톰=서스펜스 영화의 가장 큰 과제가 서스펜스를 어떻게 유지하느냐다. 두 번, 세 번 본 관객이 서스펜스를 느꼈다는 점이 이 영화가 얼마나 좋은 영화인지가 입증됐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탁월한 능력에 의해 좋은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사실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5년, 10년 후에 영화를 봤을 때도 지금 느끼는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슈타펜버그 대령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여러 생각을 하면서도 가족 생각을 많이 했다. 제게도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 당시 살면서 아이들과 대놓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대화하지 못하는 상황이 얼마나 가슴이 아픈가.

히틀러의 잘못, 그에 대한 반감이 층층이 쌓여서 표현되고 있다. 그래서 매 순간순간이 이 영화에서는 중요하다. 슈타펜버그 대령은 자신의 아이들이 나치 장교 모자를 쓰고 집안을 돌아다니는 걸 보면서 자신의 아이들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리게 되고 그것을 실행하게 된다. 그래서 제게는 더 감동적인 인물이었다.

18일 '작전명 발키리' 내한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한 톰 크루즈, 브라이언 싱어 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 홍봉진 기자


-톰 크루즈는 '탑건' 때와 다름 없는 동안 비결이 뭔가.

▶브=나도 궁금하다.

▶톰=운동 하고 조절도 하지만 일 때문에 바빠서 특별히 하는 건 없다. 너무 바빠 나이 들 시간이 없지 않나 생각한다.

-블록버스터 영화에 톰 크루즈와 함께한 소감은?

▶브=톰 크루즈는 정말 대단한 배우다. 같이 작업하게 돼 너무 좋았다. 처음 만난 게 '미션 임파서블2'의 프리미어 때다. 그때도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고 좋겠다. 톰 크루즈는 캐릭터 액터로 시작했지만 곧 무비 스타로 성장했다.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배우라 걱정하지 않았다. 스타가 나온다는 것은 더 많은 관객이 영화를 볼 수 있게 할 수 있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감독이자 제작자로서 좋은 배우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표현해주는 배우와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영화가 블록버스터가 되는지 되지 않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한국 제작자와 배우를 만나 소감은?

▶톰=한국 영화인들과 만나 정말 즐거웠다. 어느 나라건 영화 산업은 중요하다. 문화 산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함께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서로 지원하고 격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능있고, 능력있는 배우 및 감독이 많다고 알고 있다. 함께 격려하며 영화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브=아주 재미있었다. 국제적인 공동 제작을 시도했고 그 덕분에 독일의 지원 아래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영화를 비롯한 여러 문화에 있어서는 서로 자주 만나고 영화를 통해서 많은 나라가 가까워짐으로써 공동 제작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한국 제작자가 미국으로 가고 미국 제작자가 한국으로 오는 것처럼. 그런 맥락에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감독은 혼자 이를 많이 해서 서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한다. 한국의 감독들을 만나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톰 크루즈와 브라이언 싱어 감독, 각본 및 제작을 맡은 크리스토퍼 맥쿼리는 '작전명 발키리'의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지난 16일 전세기로 김포공항에 입국, 2박3일간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톰 크루즈는 공항 입국 당시는 물론 지난 17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핸드프린팅에서도 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친절한 팬서비스로 한국 팬들을 감동시켰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갖고 또 한 차례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작전명 발키리'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히틀러의 만행에 반기를 든 최상위 권력층 내 비밀 세력이 히틀러의 사망을 대비해 세워놓은 비상 대책 '발키리 작전'을 이용, 히틀러를 암살하고 나치 정부를 전복하려 한 실화를 소재로 한 액션 스릴러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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