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에 서기 싫은 만큼 작은 얼굴, 해맑은 표정으로 "추운 건 어떻게 해도 안 되니 무섭다"며 "겨울보다는 봄이나 여름이 낫다"고 말한다. "분량 적은 게 오히려 감사하다"며 "한 신에 파고들어 연구할 수 있으니 초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언제 봐도 소녀 같은 귀여운 그녀, 조여정이다.
2008년 조여정은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것이다. 그리고 2009년 KBS 1TV 일일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며 다시 한 번 새로이 거듭나게 됐다. 어느 때보다 바쁜 연말 연시였다.
"뭔가를 할 때는 너무 좋은데 작품에 대한 게 채워지지 않으면 늘 갈증이 남아 있었어요. 평소의 나를 보여주면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작품 선정에도 좋지 않을까 싶어 '우리 결혼했어요'를 해봤지만 즐겁긴 한데 자꾸만 허전했어요. 작품을 해야 하는데, 이것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닌 데 하는 생각에 '우결'로 검색어에 올라도 솔직히 달갑지가 않았어요. 하고 싶어서 했고 재미도 있었지만 오래 할 수가 없었죠."
상대방에 잘 맞춰주던 모습, 요리를 즐기던 여성적인 모습에 '우리 결혼했어요'를 본 사람들은 조여정을 현모양처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휘재를 이끌어 내고 움직이던 생글생글 웃는 얼굴에 천상 여자라고도 했다.
"상대방이 있으니 맞춰서 나온 모습들이예요. 일부러 설정한 이미지는 아니고 요리도 그냥 좋아하니 했던 거죠. 저는 생각처럼 여리지는 않아요. 여린 면이 있다면 배우니 감성적인 부분이 그렇죠. 그렇지만 친한 사람들은 외유내강형이라고 말해요. 혼자 내버려둬도 잘 놀 것 같은 타입이래요."
조여정은 "인간 조여정은 강하다"며 스스로에 다짐이라도 하듯 힘주어 말했다. 한동안 개인적, 일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낸 만큼 상큼하면서도 내실 있는, 단단히 익은 과육 같은 모습이었다.
"솔직히 작년까지는 여러모로 너무 힘들었어요. 작년 겨울부터 얽혀있던 문제들이 풀리며 새로 시작하게 됐죠. 어느새 올해, 스물아홉이에요. 스물아홉이 되기까지 일이 전혀 안 풀렸으면 너무 억울했을 것 같은데 이젠 서른이 오는 것도 기뻐요. 나이 먹는 것도 걱정이 안 돼요. 힘든 시간이 지나갔다는 생각에 즐거워요. 올해는 힘겨운 시간을 딛고 20대 노력한 게 열리는 한 해였으면 해요."
그런 그녀에게 2009년 새 희망을 제시한 것이 바로 '집으로 가는 길'의 장미령 역이었다. 극중 심형탁의 아내로 아이 둘을 가진 엄마이기도 하다.
"아직 방송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 것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자연스럽게 보였으니 그 다음부터는 연기로서 잘 보이면 되는 거잖아요. 오히려 예쁘기는 한데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었다면 잠이 안 왔을 것 같아요. 그 거부감을 극복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테니까요. 연기를 잘 했다는 얘기 같기도 해서 기분이 좋아요."
아직 젊은 여배우임에도 예쁘다는 칭찬이 마냥 좋지는 않다는 조여정, 그녀는 "나이가 좀 더 들어서인지 인기가 많아지는 것이 오히려 겁이 난다"며 "그냥 하고 싶은 역할을 마음껏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톡톡 튀는 개성, 그저 나이 어린 신세대 배우일 것만 같았는데 그 속에는 이미 농익을 대로 농익은 베테랑의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데뷔 이후 늘 스트레스가 축적돼 왔던 것 같아요. 근본적으로 해결이 안 되니 잠깐 풀어도 자고 나면 또 생기고요. 결국 해법은 어느 순간이던 자기 자신을 믿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제까지 자신을 믿고 준비해 왔으니 2009년, 원치 않는 휴식 같은 건 없이 아주 바빴으면 좋겠어요. 올해, 내년까지는 거의 매일 일해도 바닥나지 않을 것들을 쌓아 놨으니 이제는 많이 배우고 노력하며 보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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