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우 "성진우식 트로트로 승부해야죠"(인터뷰)

이수현 기자  |  2009.02.28 13:47
성진우 ⓒ송희진 기자


"노래 좋죠."

오랜만의 컴백, 거기에 확 변해버린 장르로 돌아온 성진우는 인터뷰 내내 "노래 좋죠"라고 물었다. 자신감의 표현 같기도 했고 자신에게 되뇌는 주문 같기도 했다.

성진우가 돌아왔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다 포기하지마~'라고 외치며 춤추던 그는 이제 '딱이야'를 부르는 트로트 가수가 됐다. 하지만 '딱이야'를 그저 구성진 트로트로 여기면 큰 오산이다. '딱이야'에는 성진우의 허스키한 음색이 그대로 살아있다.

"사실 저와 더 잘 맞는 노래는 '돌아오지 마요' 같은 진한 블루스곡이에요. 하지만 앞으로 제가 할 노래가 트로트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딱이야'가 제격이었죠. 왜 트로트로 돌아섰냐고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죠."

태진아를 떠난 동안 낸 음반들의 실패로 숱한 방황을 했던 그다. 트로트를 불러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던 태진아에게 '다른 음악을 해보고 싶다'며 떠나왔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 세월 동안도 늘 자신을 지켜봐준 태진아 부부는 성진우에게 특별한 정을 느끼고 있다.

태진아와 10년 만에 손잡고 다시 낸 음반인만큼 절치부심의 각오로 돌아왔을 텐데도 성진우는 그저 사람좋게 '허허' 웃기만 할 뿐 성공해야겠다는 조바심이나 불안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성진우는 이제 트로트를 '즐기는 사람'이 된 듯 했다.

"대장 디너쇼를 많이 다녀봤어요.(그는 태진아를 대장이라고 불렀다) 어느 순간 '멋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저도 대장 같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해보니까 어울리기도 하고요."
성진우 ⓒ송희진 기자

하지만 여전히 10년 전 가죽바지를 입고 춤을 추던 성진우와 트로트를 부르는 성진우 사이에는 메우기 힘든 간극이 느껴졌다. 도대체 성진우는 대중들이 느낄 그 간극을 어떻게 좁힐 생각일까. 성진우는 이에 대한 해답을 '성진우식 트로트'에서 찾았다.

"트로트라고 해서 막 꺾는다거나 하지는 않을 거에요. 노래를 부르면서 맛이 나게끔 불러야지 일부러 세련되게, 구성지게 부르는 건 아니잖아요. 노래를 들었을 때 '성진우가 부른다'는 걸 알 수 있게 부를 거에요."

성진우는 앞으로 신세대 가수들이 많이 출연하는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 같은 프로그램부터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처럼 어른들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까지 가요프로그램이라면 어디든 출연할 계획이다. 10년 전엔 댄스 가수로, 이제는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성진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가요계 데뷔 5년 차만 돼도 '중견가수'가 되는 요즘 가요 프로그램 현장에서 후배를 만나게 될 성진우의 기분은 어떨까.

"미용실에서 후배들을 많이 만나죠. 혹시 후배들이 저에게 인사하지 않더라도 그건 제 잘못도, 그 후배 잘못도 아니죠. 하지만 따로 그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진 않아요. 내가 스트레스 받잖아요. 그냥 자연스러운 게 좋은 것 같아요. 10년 세월을 보내면서 모났던 성격이 둥글어지는 걸 느끼죠."

앞으로 노래 부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서고 싶다는 성진우. 10년 전에는 10대와 20대의 우상이었던 그가 다시 한 번 40대와 50대의 '젊은 오빠'가 될 수 있을지 그의 앞날이 기대 된다.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죠. 즐겁게 하고 싶어요. 전 '무플'이 제일 무섭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저에게 관심 가져주고 귀 기울여주는 건 감사한 일이잖아요. 예전엔 몰랐던 걸 많이 알게 됐죠. 사람이든 일이든 잃지 않으려고 노력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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