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재 "영화 합법다운로드, 산 하나만 남았다"②(인터뷰)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09.03.19 10:27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협회장은 영화 합법다운로드 시장 형성을 자신하는 모습이었다. 차 회장은 "첩첩산중이 아니라 이제 첩 하나만 남았다"면서 "3000억원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더스FNH 대표로서 합법다운로드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차 회장과 만나 자세한 진척 사항을 들었다.

-지난 1월15일 제협이 웹하드 업체와 합법 다운로드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자 CJ 등 메이저 배급사들이 곧바로 반발하는 등 갈등이 있었는데.

▶초반에는 이견이 있었으나 목표가 서로 같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정아 CJ엔터테인먼트 대표와도 만나 그런 뜻을 나눴다.

-웹하드업체가 200억원을 보상하고 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40% 가량 수익을 가져갈 것이라는 등 영화계에 말들이 무성하다. 자칫 음반시장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200억원에는 좀 못미치는 금액이다. 그건 과거에 대한 보상이지 미래에 대한 것은 아니다. 미래는 비지니스다. 웹하드 업체와 수익 분배나 요금, 부율, 기술적인 보호장치 등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 중이다. 협력위원회가 매주 논의를 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디지털 음원 시장처럼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디지털 음원 시장은 창작자가 20%도 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데 그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배급 정도로 적정선에서 논의할 것이다.

-메이저 배급사와 가장 이견이 큰 게 디지털 안전장치인 DRM 실시 여부인데.

▶제작사가 원하는 경우에 따라 DRM를 실시하거나 아니면 실시하지 않거나 두 가지 상태로 가지 않을까 싶다. DRM을 실시한다는 것은 결국 이익 창출의 극대화를 위한 것인데 현재는 DRM을 실시할 경우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시장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비디오가 출시될 때 베타와 VHS 방식으로 나오다 하나로 정리된 것처럼 시장에서 선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A or B 보단 A and B 방식으로 갈 것이다.

-메이저 배급사가 포털에서 디지털 합법 다운로드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견이 드러나는 부분도 하나인데.

▶오히려 환영한다. 대기업이 독점을 한다면 문제겠지만 서로 경쟁하면서 큰 마켓이 형성된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영진위에서는 디지털 저작권 신탁도 기획하고 있는데.

▶디지털 합법다운로드는 민간사업의 영역이다. 영진위에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진위가 시장을 창출하기에는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 다만 디지털저작권에 대한 메타DB를 만드는 것은 찬성이다. 학술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확인할 수 있는 부문이 있으니깐.

-웹하드 업체와 합의된 금액에 분배 문제, 디지털 저작권에 대한 이익 배분 문제 등도 영화계의 관심사 중 하나다.

▶현재 웹하드 업체에서 제시한 200억원은 제작사 몫의 일부다. 투자사와 공유한 지분은 안가져왔다. 그 부분이 투자사와 합의돼야 할 지점이다. 그래도 첩첩산중은 아니고 첩이 하나만 남았을 뿐이다.

-싸이더스FNH 모회사인 KT 자회사 KTH가 실시 중인 다운로드 사업과 일부 상충되지는 않나.

▶전혀 다른 부분이다. 협회는 협회원들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표준을 만드는 일을 할 뿐이다. 우리가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IPTV와 홀드백 등으로 상충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란 우려도 있는데.

▶편의점이 생기고 대형마트도 있지만 여전히 길거리에는 가게가 있다. 손님이 편의점에서 사든 가게에서 사든 선택인 것처럼 IPTV와 합법다운로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합법 다운로드 실시가 지지부진하는 게 아니냐, 정확한 시점이 언제냐는 궁금증도 많은데.

▶6개월 정도 기간을 두고 있다. 모든 사항이 정리돼 동시에 실시하지 않을 경우 먼저 시행하는 업체가 망할 수 있으니깐. 실시가 된다면 3000억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웹하드 업체도 빨리 합법화를 원하고 있다. 그들도 살 길이 그쪽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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