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익준 감독 "'똥파리' 무식한 열정으로 만들었다"

전형화 기자  |  2009.04.03 17:47
↑영화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사진=임성균 기자


해외에서 잇따라 수상 소식을 전해온 영화 '똥파리' 양익준 감독이 모두가 피하는 더러운 인물을 통해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양익준 감독은 3일 오후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영화 '똥파리' 기자간담회에 "해외영화제에 초청되기 전 똥파리라는 욕을 듣고 상대를 살해한 뉴스를 봤다"면서 "똥파리는 모두가 피하고 주위에서 꺼려하는 인물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똥파리'는 욕으로 웃고 울며 내키는 대로 살아가던 남자 상훈이 여고생 연희와 주변 사람들을 통해 가족에 대한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양익준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그는 "'똥파리'라는 제목을 지어놓고 그 뒤에 가족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면서 "어릴적 난곡에서 자랐고 그런 정서들이 내게 녹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가족이나 주위 관계에 관심이 있을 뿐 사회적인 큰 문제는 잘 모른다. 다만 영화에 데모 진압이나 용역의 강제 철거는 실제로 본 것이기에 표현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제작비가 없어서 젠셋값을 빼서 넣다가 그도 모자라 하루하루 돈을 구하며 촬영을 했다는 양익준 감독은 "오로지 무식한 열정으로 영화를 촬영했다. 내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술자리에서 계속 이야기를 꺼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똥파리'는 지난 1월 말 열린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VPRO 타이거상을 거머쥔 데 이어 3월에 초청된 4개의 영화제에서 모두 상을 받았다. 라스팔마스국제영화제에서 남녀 동반 주연상을, 도빌아시안영화제에서 대상과 국제비평가상을,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학생심사위원단이 주는 The Ex-Change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해외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간 데 대해 양 감독은 "가족이란 코드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만18세 이하 가족이 볼 수 없는 이 가족영화를 보고 가족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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