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상을 닮은 배우 오지호를 만나는 날, 하늘도 무심하게 비를 뿌렸다. 오전에 하기로 했던 MBC '내조의 여왕'의 남산 촬영이 어그러지는 바람에 캠핑카 인터뷰가 미뤄지고. 풀 죽은 기자의 간절한 바람이 통했을까.
한 시간여 만에 비가 개이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전화위복이라고 습기 찬 공기와 쌀쌀한 기운이 감돌긴 했지만 창밖에 보이는 깨끗하게 헹궈진 거리 덕분에 오지호도 기자도 한층 마음가짐이 새로워졌다.
"이것 드세요.(기자)" "네.(오지호)" 기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캠핑카 안에 탁자 위로 과자와 음료수를 권했다. 몸짱 배우답게 닭 가슴살만 먹을 것이라는 기자의 예상을 깨고 오지호는 참 맛나게도 먹었다. 내가 손대는 것이 민망할 만큼.
"반응이 좋아서 좋으시겠어요?(기자)" "네. 제가 원래 대박 아니면 쪽박이잖아요. 하하.(오지호)" 갑자기 그의 롤러코스터 같은 필모그래피가 떠올랐다. 2005년 '신입사원'으로 조명 받다가 '가을소나기'로 2.3%(TNS미디어기준)라는 역대 최저 시청률로 소나기를 맞더니 2006년 '인생이여 고마워요'로 재기에 성공, 곧바로 '환상의 커플'로 대박을 쳤다. 그러나 2008년 '싱글파파는 열애 중'으로 다시 쪽박을 찼다.
"근데 재밌는 건 쪽박 찼던 드라마들이 제가 더 열심히 했던 것 같거든요.(오지호)" 배우가 어느 작품 하나 소홀했겠느냐만 시청률이 저조했던 드라마에 더 애착이 간다는 말이 새로웠다.
"제가 쪽박 찼던 작품들이 대부분 '가을소나기'도 그렇고 '싱글 파파~'도 그렇고 제 역할이 큰 것이었잖아요. 분량이 많고, 제가 이끌어야 하고. '가을소나기' 때는 세달 반 동안 역할에 너무 몰입해서 눈물을 달고 살았는데." 3년이 지났는데도 오지호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제는 시청률에 연연하기보다 여유가 생겨요. 그저 (김)남주 누나한테 진 빚을 갚고 싶다고 할까.(오지호)" "빚이라뇨?(기자)" "제가 가장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력을 보인 작품이 영화 '아이 러브 유'인데 그 때 남주 누나한테 연기 못해서 많이 미안했죠.(오지호)"
오지호는 지난 2001년 '아이 러브 유'에서 김남주와 호흡을 맞췄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오지호는 톱 스타였던 김남주가 초짜였던 자신에게 기회를 줬던 것에 감사했다.
"그 때 남주 누나랑 고생을 해서 그런지 호흡은 정말 잘 맞아요.(오지호)" "그래도 미혼 여배우랑 연기하고 싶지 않나요?(기자)" "하하. 남주 누나가 유부녀라 오히려 편해요.(오지호)" "그래도 김승우 씨가 만나면 좀 어색하죠?(기자)" "확실히 승우 형이 특별 출연 왔을 때 옆에서 친한 척하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아무래도 본 남편이랑 드라마 남편은 다르겠죠. 하하.(오지호)"
(2편에 계속) <차량협조=투어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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