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박쥐', 봉준호 감독의 '마더',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될 가능성이 큰 영화들의 국내 개봉 일정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박쥐'가 일찌감치 오는 30일 개봉을 확정한 데 이어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5월28일 개봉을 확정하고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5월 14일 개봉을 결정한 것.
세 작품이 이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봉 일정을 확정한 데는 5월13일 개막하는 칸국제영화제를 고려한 결과이다. '박쥐'와 '마더'는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외신에서도 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역시 유럽 영화제가 사랑하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이번 영화제 초청이 유력하다. 때문에 각 영화들은 칸국제영화제 출품을 고려해 신중하게 국내 개봉 날짜를 선정했다.
한 관계자는 "원래 칸영화제는 월드 프리미어가 기본이지만 유명 감독일 경우 국내에만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도 인정된다"면서 "'박쥐'가 칸영화제에 앞서 국내 개봉하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역시 국내에서 상영된 뒤 칸영화제에 상영, 수상의 기쁨을 누린 바 있다.
칸국제영화제 개막 직후 국내 개봉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역시 이런 부분을 조정했다. 배급을 맡은 스펀지측은 "영화제 일정은 홍상수 감독님이 직접 챙기고 있다"면서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개봉 일정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통상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한 국가에 한 작품 정도가 초청된다. 이번 영화제에 감독들의 은근한 기싸움이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세 감독 중 어느 감독도 빼놓을 수 없는 분들이라 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면서 "어떤 영화가 경쟁부문에, 어떤 영화가 비경쟁부문에 초청될지 모르기에 감독들의 자존심도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2007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숨'과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나란히 경쟁 부문에 초청된 전력이 있기에 올해도 그 같은 결과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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