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가 극중 리코더 연주 장면 때문에 연기생활 20년만에 퇴짜를 맞았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24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열린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제작 모호필름) 기자시사회에 참석한 송강호는 리코더 연주 장면에 대해 "소리야 전문가 소리를 입히고 저는 흉내만 내면 될 줄 알고 안이하고 나태한 생각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강호는 "그래도 흉내라도 내려면 배워야 하니까 배웠는데, 정작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크나큰 착각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흉내를 내는 게 가짜라는 게 바로 카메라 앞에서 들키니까, 연기생활 한 20년째 하고 있는데 처음으로 퇴짜를 맞았다"고 털어놨다.
송강호는 지금 제일 잘 연주하는 곡이 극중 등장한 칸타타 82번이라며 "한 달 동안 매일같이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완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요만큼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오기가 생겨서 강호씨가 더 많이 연습을 해 왔다"며 "그렇게 열심히 연습해서 왔는데 다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영화가 길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쥐'는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받은 신부 상현(송강호 분)과 병약한 남편과 괴팍한 시어머니 사이에서 고통받던 여인 태주(김옥빈 분)이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진 일을 그린 작품. 다음달 개막하는 제 6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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