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원이 소이정 역에 딱 어울리는 이유

이수연   |  2009.05.07 15:16

어떤 네티즌이 올린 재미있는 글이 우연히 눈에 띄었다. ‘만약 15년 전에 F4가 있었다면 그 멤버는 누구일까?’란 가상의 내용이었다. 그 네티즌이 뽑은 멤버로는 1972년생인 남자 연예인들로 ‘구준표엔 장동건, 윤지후엔 배용준, 소이정엔 류시원, 송우빈엔 정우성’이었다. 이 네 명을 떠올리며 F4와 접목시켜보라. 어떤가? 꽤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지 않나?

자, 15년 전 F4에 어울릴 네 명 중에 한 명이 오늘의 주인공인데... 바로~ 소이정 역에 딱 어울릴 것 같은 남자, 류시원이다. ‘꽃보다 남자’에서 소이정은 자타공인 선수에 타고난 듯한 젠틀한 매너와 철저한 자기관리로 좋은 가문에 절대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캐릭터이다. 그런데, 희한한 건 (물론 깊이 들어가면 완전 똑같은 건 아니지만...) 류시원의 실제 이미지도 소이정이란 인물과 참 많이 닮았다는 사실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라. 진짜 그렇지 않나? 류시원 하면 늘 부드러운 미소로 여자를 대할 것 같은 매너남 이미지고,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수일 것 같은 느낌인데다가, 더 놀라운 건 실제로도 하회마을을 대표하는 명문가 풍산 류씨 가문이라는 것까지... 맞춤양복처럼 딱딱 비슷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나 이 말이다.

그에 대해 시시콜콜 모두 알고 있는 사이는 아니라, 그래서 그가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까지는 다 알 순 없지만... 어쨌든 그와 함께 일한 제작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이렇다. 한 마디로 말하면, ‘하회마을 양반의 후예가 맞다’라나? 그럼,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 지금부터 이야기 보따리를 한 번 풀어볼까한다.

그 제작진은 류시원이 ‘결정! 맛대맛’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중에, 약 4년이란 시간을 함께 일했고, 그 때 느낀 점을 얘기해주었다. 그가 요리책을 낼 만큼 요리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꽤 유명하다. 그런데, 그의 도시적인 이미지상 왠지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고급스럽고 비싼 요리들을 즐겨할 것 같지 않은가? 포크와 나이프가 젓가락, 숟가락 사용보다 더 익숙할 것 같고, 막걸리, 소주를 ‘캬~’하며 털어놓기보다는 소믈리에처럼 혀끝으로 와인을 음미할 것 같지않나 이 말이다.

하지만, 정답은 ‘No No No No No’라고. ‘결정! 맛대맛’을 하는 그 긴 시간 동안 셀 수없이 수많은 음식들이 나왔지만, 그는 비빔밥에 된장찌개 같은 한식이 나올 때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단다. 그래서, 이미지랑 다르게 속모습은 토종 한국인 같다나? 한식 좋아하는 것만 봐도 안동 하회마을의 피가 진하게 흐르는구나, 느껴진단다.

그럼, ‘양반’같다는 생각은 왜 들었을까? 일단 ‘양반’이란 어떤 이미지를 가졌을지부터 따져보자. 그 제작진이 무슨 조선왕조 500년대를 타임머신 타고 갔다온 것도 아니니 ‘양반’이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는 잘 모르지만, 드라마에서 보는 양반의 모습, 흔히들 생각하는 양반의 모습이랑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양반’ 하면 어떤 이미지인가? 여기서 잠깐! 못된 양반 말고, 점잖은 양반의 이미지를 떠올려주시길... 일단 어떤 상황에서도 언성을 높이지 않고 여유있는 행동을 보여주는 이미지 아닌가? 이런 모습이 류시원에게서도 늘 보였단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MC는 누구보다도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는 위치이다. 때문에, 한두 번 가끔씩 출연하는 연예인들과 달리 MC는 ‘내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녹화나 방송에 항상 민감하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MC들은 제작진과 생각이 다를 때 큰 소리를 낼 때도 있고, 녹화 중 제작진의 실수가 있을 때 가끔씩은 화를 낼 때도 종종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류시원의 달랐다고 한다. 함께 일했던 4년 동안 어떤 상황에서든 절대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었고, 뭔가 다른 의견을 제시할 때도 늘 센스있고 부드럽게 표현했다고 한다. 그러며 이어지는 제작진의 말. ‘그리고, 실제로 같이 일해보면 매너가 좋은 걸 느껴. 그래서, 꼭 양반 같아. 달리 하회마을 후손이 아니라니까’라는 정리 멘트였다.

평소 매너남 이미지의 류시원, 그가 실제로 ‘양반 같은 매너’를 가졌다고 해서 우리에게 로또 당첨처럼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요,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방송용 이미지랑 실제 이미지가 같은 연예인이 있다’는 사실이 참 유쾌하다는 사실이다. 방송이란 매체 특성상 실제 생활과 달리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좋게 포장되어도 그 진실을 알 수 없으니까. 또 방송국에서 일하다보면 ‘연예인 000 말야, 방송에선 그렇게 성격 좋아 보이지? 하지만, 실제로 자기 코디나 매니저, 방송국 스태프들한테 하는 거 보면 완전 못됐대’라는 얘기들로 씁쓸한 기분을 느낄 때도 종종 있으니까.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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