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관객의 호불호가 엇갈리면서 1주 천하에 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박쥐'는 8일과 9일 이틀 동안 15만 5045명을 동원, '7급 공무원'과 '스타트랙:더 비기닝'에 1,2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달 30일 개봉한 '박쥐'는 4일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5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적잖은 노출과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는 점 등으로 '박쥐'는 개봉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그 여세를 몰아 5월 첫째 주 황금연휴에 135만명을 동원했다.
하지만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등 박찬욱 감독의 전작처럼 '박쥐'에 대한 관객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관객몰이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이런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각종 영화 관련 사이트에서 '박쥐'에 대한 평가는 10점 아니면 1점일 정도로 모 아니면 도의 평가를 받았다. 대중과의 소통보다 소수 영화광들의 지지를 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은 2007년 '디 워' 때와 비견될 만하다. 당시는 언론과 평단이 대중과 의견이 엇갈리면서 '디 워'에 엄청난 관객이 몰렸다. '100분 토론'에 소재로 차용될 만큼 당시 '디 워'는 영화 내적인 요소를 떠나 사회적인 현상으로 조명됐다.
그러나 '박쥐'는 철저히 영화 내적인 요소로 인해 관객과 관객, 언론과 평단에서 호오가 엇갈리며 치열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차이다. 때문에 극장을 찾는 관객은 '디 워' 때와는 달리 조금씩 줄고 있다.
그럼에도 '박쥐'를 둘러싼 이 같은 현상은 한국영화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 영화를 놓고 건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 한 영화 제작자는 "한 영화에 대해 이렇게 뜨거운 반응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한국영화에 미래가 밝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박쥐'에 대한 전망이 꼭 어둡지만은 않다. 칸효과 등 아직 변수가 남아있다. '밀양'이 칸영화제 효과로 다시 관객이 늘었듯 '박쥐'도 같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과연 '박쥐'가 얼마나 날게 될지, 전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70만명이, '친절한 금자씨'는 360만명이 각각 극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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