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 길이 내 길인가 싶은 때가 있죠? 2003년이 내겐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가수가 정말 나의 길인가 깊은 고민에 빠졌었죠.(웃음) 지금 이렇게 가수로 돌아왔다는 게 신기할 만큼…."
6년이라는 먼 길을 돌아 가수 박지윤이 돌아왔다. 2003년 6집 활동을 정리했을 당시만 해도 이런 오늘은 예상하지 못했다. "나란 사람에 대한 생각의 시간을 갖다 어렵게 노래하겠다는 마음을 되찾았다"는 박지윤. 철저하게 '박지윤스러운' 음반 7집 '꽃, 다시 첫 번째'를 들고 다시 무대에 섰다.
오랜만의 컴백을 앞두고 사람들은 박지윤이 1집 '하늘색 꿈'의 청순함과 4집 '성인식'에서 보여준 섹시함 중 어떤 모습을 택할 것인가 무척이나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결론은 청순도 섹시도 아니었다. 박지윤에 의해 박지윤스럽게 만들어진 첫 음반, 이것이 그녀의 대답이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이것저것 고려할 게 많으니까. 하지만 이번만큼은 '나'를 제대로 담고 싶었다. 나를 표현하라고 하면 '섹시'라는 단어는 없기 때문에 섹시할 수 없었고, 살아온 나이의 숫자만큼 성숙해졌기에 억지로 어린 척, 청순한 척 할 수 없었다.(미소)"
그렇게 조용한 목소리로, 박지윤은 담담히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뮤지컬 '클레오파트라'에서 클레오파트라로 분해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그 여자가 맞나 싶을 만큼 그녀는 정적이다.
"성격이 연예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2003년 앨범을 다시 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공백이 길어졌던 이유다."
평상복을 입고 나타난 박지윤은 말 그대로 수수했다. 하지만 작은 목소리로 단호하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 그녀의 입에서 굳은 심지가 느껴졌다. 박지윤은 "말랐어도 단 한 번도 쓰러진 적 없는 '깡'있는 아이"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첫 음반 7집에서도 ''깡'있는 아이' 박지윤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묘한 매력을 가진 목소리와 음악은 서로가 서로를 갈구하듯 하나가 돼 우리를 또 다른 세계로 이끈다. 하얀 토끼를 따라갔더니 신비한 세계를 경험하게 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노래에 영혼을 담았다. 소비되는 음악도 있지만, 7집은 뇌리에 남는 음악이고 싶다. 창작자의 영혼과 나의 목소리가 혼연일체가 됐다. 덕분에 박지윤이란 사람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다."
어쿠스틱한 기타 사운드가 느껴지는 자작곡 '봄, 여름 그 사이'를 시작으로 타이틀곡 '바래진 기억에'까지 2009년을 살아가는 박지윤, 그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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