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주 무료.'
지난 4월 29일 경기도 성남시 '주문진아들바우' 횟집에 이런 문구가 나붙었다. '6·29 선언'이나 '월드컵 4강 진출'같은 정치·스포츠적 빅 이슈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날은 SBS 새 수목극 '시티홀'이 첫 방송하는 날이었다.
신예 권다현(26)의 부친은 그렇게 딸의 늦은 첫 출발을 축하했다.
사실 권다현이라는 이름만으로는 그가 누군지 알기 힘들다. '시티홀'의 봉선화라고 해야 '아! 그 얄미운~!'이라고 그제야 알은척이라도 나올 만큼 권다현은 이제 막 '배우' 길에 접어들었다.
대학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한 권다현은 지난 2006년 영화 '아주 특별한 손님'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으로 브라운관에 첫 발을 내딛는다.
"'꽃봄'으로 데뷔하고 나서 모든 게 신기하고 더더욱 욕심이 생기면서 성급해지더라고요. 마음이 성급하면 더 지치게 만든다는 걸 그때 깨달았죠."
그리고 2년, 연기를 잊을 만큼 공백의 시간을 가진 뒤에야 '봉선화'가 될 수 있었다.
"'시티홀'오디션 때 봉선화라는 캐릭터를 두고 3,40명이 겨뤘어요. 놓칠 수 없는 기회였기 때문에 감독님께 '잘할 수 있다'고 간곡하게 부탁드렸죠."
그렇게 봉선화가 된 권다현은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김선아 씨와 차승원 씨가 많이 가르쳐주세요. 다른 선배들도 많이들 가르쳐주시니까 '봉선화'만을 위한 아이디어들도 순간순간 떠오르고는 해요. 특히 '밴댕이 아가씨'때문에 극중에서 많이 부딪힐 수밖에 없는 선아 언니는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고 많이 상의를 해요. 언니한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요."
'시티홀'에서 봉선화는 얄미운 캐릭터다. 극 중 미래(김선아 분)를 말 그대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미래가 저지른 작은 실수도 높은 목소리로 호들갑을 떨며 크게 만들어 버리는 '침소봉대' 형 봉선화를 그는 어떻게 볼까.
"감독님이나 작가 선생님이 '하이톤'으로 하라고 주문을 하세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죠. 저 때문에 작품에 해가 되거나 작품의 흐름을 깨면 안되잖아요. '피해를 주지 말자'가 제 지론이거든요."
권다현은 어떻게 보면 운이 좋다. 데뷔작 이후 2년만의 출연작 '시티홀'은 첫 방송 이후 현재까지 수목극 1위를 고수 중이다. 그만큼 얼굴을 알릴 기회가 커지는 셈이다. 그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
"운이 좋았고 드디어 운이 오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긍정의 힘을 믿어요."
여기서 잠깐. 권다현에게 '시티홀'에 대해 물었다.
-10급 공무원이 시장에 오른다는 성공 스토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요즘 시대에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능력있고 정신이 제대로 된 사람이 시장이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본다. 능력 있고 선한 사람이 그럴 수 없으니까 드라마가 대신 이를 그리고 시청자들이 이에 호응을 보낸다고 생각한다.
-봉선화와 신미래는 둘 다 여자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느 사회나 '내가 잘난 맛'에 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따돌림. 질투는 여자의 본능 아닐까. 신미래의 경우 주위에 부시장(차승원 분)이 붙어 있고 대놓고 보살펴주고 그러니까 못마땅, 즉 질투가 생기는 것 같다.
사실 권다현의 실제 성격은 봉선화와는 많이 달랐다. 까칠함보다는 털털함에 가까워 보였다. 그는 그러한 털털함을 '토종'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보이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토속적이에요. 처음 보는 분들은 도도하거나 새침때기인 줄 아시는데 친해지면 제가 얼마나 진국인줄 아실 거예요."
딸의 드라마 출현에 '오늘 소주 무료'를 내걸었던 권다현의 부친은, 권다현의 말을 빌자면 '7단계'까지 가셨단다. 그는 부친이 "'시티홀'에 우리 딸 나온다'고 손님들에게 말하고 다닌다"며 "사람들이 스스로 알아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라며 웃었다.
딸이 잘되길 빌면서 스스로 술도 자제하고 다닌다는 권다현의 부친이 '오늘 소주 무료'에 '안주는 덤'이라고 덧붙이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권다현이 믿는 '유인력의 법칙'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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