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극 '찬란한 유산'(극본 소현경 연출 진혁)이 인기다. '꽃보다 남자' '내조의 여왕' 등 화제작들이 종영하면서 드라마 무주공산을 한탄하던 차에 '찬란한 유산'의 이 같은 인기는 주목할 만 하다.
'가문의 영광'의 뒤를 이어 지난달 25일 첫 방송한 '찬란한 유산'은 불륜이나 출생의 비밀 등 이른바 '막장 코드'를 일절 배제한 채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로 주말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이끌고 있다. KBS 2TV '솔약국집 아들들'과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찬란한 유산'은 지난 24일 29.1%(TNS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3.4를 나타낸 '솔약국집 아들들'을 5%포인트 차로 제치며 독주 체제를 갖추고 시청률 30% 고지를 금방이라고 넘길 태세다.
'찬란한 유산'은 왜 인기일까.
◆이승기 한효주 배수빈 문채원..참신한 주연배우들의 호연
비단 '무막장'이라는 요소로만으로는 그 인기를 설명할 수는 없다. 불륜이나 출생의 비밀 등의 요소가 첨가된 드라마들이 그간 인기를 끈 이유는 그만큼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무막장이라도 시청자를 흡입하는 힘이 없으면 결코 인기를 끌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찬란한 유산'의 인기 요인은 무엇보다 이승기 한효주 배수빈 문채원 등 '참신한 주연 4인방'에서 찾을 수 있다.
가수 출신으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허당'으로 불리며 시청자들에 웃음을 선사한 이승기는 '찬란한 유산'에서는 예의 이미지를 탈피, '못된 남자'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자칫 예능과 경계점에서 흐트러질 수 있는 이미지를 이승기는 보다 나아진 연기력으로 극복,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찬란한 유산'에서 긍정 에너지가 현실화되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한효주는 드라마 인기의 일등 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떠나간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 길거리를 헤매는 한효주는 결코 슬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적극적인 개척이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이 드라마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바람의 화원'에서 극 중 윤복(문근영 분)과 애틋한 사랑을 나눴던 정향으로 출연했던 문채원은 '찬란한 유산'을 통해 현대극에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문채원이 맡은 승미는 어떻게 보면 가장 복잡한 캐릭터. 그녀는 극 초반 다소 애매했던 캐릭터의 성격을 현재는 자기 나름의 캐릭터로 잘 소화 드라마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
◆반효정 김미숙 등 중견연기자들의 빼어난 연기..드라마 자체 긍정에너지도
'찬란한 유산' 인기의 또 다른 축은 반효정 김미숙 등 중견 배우들의 호연에서 찾을 수 있다.
극 중 선우환의 할머니로 '진성설렁탕'을 이끌고 있는 반효정은 우연히 은성(한효주 분)의 착한 심성을 알게 되고 물심양면으로 그녀의 성공을 돕는다. 반면 자신의 손자 환(이승기 분)에게는 매몰차다고 할 만큼 차갑게 대하며 '사람 만들기'에 나선다. 조연이지만 '찬란한 유산'의 이야기 전개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그녀의 '냉온탕'을 오가는 연기는 시청자 호평을 이끌고 있다.
김미숙 역시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간 참한 이미지로 안방극장을 찾았던 김미숙은 '찬란한 유산'에서 자신의 친딸 승미(문채원 분)를 환과 이어주기 위해 남편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채 하고 전처소생의 은성을 쫓아낸다. 또 정신지체아인 은성의 동생마저 갖다버리는 짓마저 서슴지 않아 시청자의 공분을 사는 등 이미지를 180도 바꾸며 드라마 인기 몰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처럼 주조연을 망라한 호연이 '찬란한 유산' 인기의 주요 요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찬란한 유산'이 주는 밝고 희망적인 긍정의 에너지일 것이다. 드라마 전체에 스며있는 긍정의 에너지야 말로 '찬란한 유산'이 무막장 드라마로서 성공 드라마의 계보를 이끄는 큰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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