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 그는 지난해 ‘네오 클래식’이라는 음반을 냈지만 홍보도, 공연 활동도 전혀 할 수 없었다. 최근 서울에서 만난 그는 “심신이 지쳐 있었고, 얼른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래도 이 음반은 알음알음으로 꽤 팔렸다. 해외의 팬들은 그를 불러 노래를 들었다. 지난해엔 가을 프랑스 파리 마들렌 성당에서 공연을 했다. 올해 5월엔 일본에서 ‘네오 클래식’을 전국 발매했다. 현지 공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기지개를 편 그는 7월17~18일 서울 나루아트센터에서 단독 공연을 열 예정이다.
그동안 그는 여러 매체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해 왔다. 그는 본사의 인터뷰 요청에 “그 (옥소리 관련) 얘기는 안 하고 싶다”고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본지는 이 조건을 거절했다. 그럼에도 그는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활동을 재개하기로 한 만큼 공인으로서 숨어 있을 수만은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당시에 내가 털어놓는 바람에 문제가 커졌어요. 모두들 자백하지 말라고 말렸죠. 하지만 평생을 대중 앞에서 노래하며 살 사람이면 떳떳하게 살아야지 자신을 속여가며 무대에 설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옥소리와의 관계에 대해 “사랑이었지만 해선 안 되는 사랑이었다. 모든 게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 뒤의 생활에 대해선 “세상을 등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나를 용서하고 지지하고 성원해준 팬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의 팬들은 그가 파리 공연을 떠날 때 여비를 마련해주기 위해 살롱 음악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일본에서 공연을 했을 때 한국 팬들이 거기까지 찾아온 것을 보고 눈물이 났어요. 그 분들 덕분에 한국 무대에 설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앨범 ‘네오클래식’에 대해 “내 음악의 정체성을 담은 음반”이라며 “대중이 좋아하는 노래에 클래식의 정신을 담는 게 나의 노래가 지향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세훈은 원래 클래식 성악가였다. 그러다 1999년 캐나다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팝페라 가수로 길을 바꿨다. 여성 소프라노 영역대의 고음을 내고, 남성과 여성의 소리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는 팝페라계에서도 독보적인 목소리를 가진 가수로 통한다. 한국 무대엔 2002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라울’역을 맡으면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5년엔 뉴욕 카루소 재단이 수여하는 ‘세계를 위한 천사의 목소리 상’을 받았다.
그는 “내가 저지른 잘못은 평생 지고 갈 십자가로 이를 감당하고 치러내겠다”며 “팬들이 나를 다시 받아주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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