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정대세(25·가와사키 프론탈레)는 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다. 뛰어난 실력과 함께 톡톡 튀는 언행으로 스타의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그의 복잡한 가족사도 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정대세의 할아버지는 경상북도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대세의 부모는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재일동포 2세다. 재일동포 3세인 정대세도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일본 아이치현에는 한국계 민단 학교가 없었다. 결국 정대세는 북한계 조총련 학교를 다녔다.
이후 정대세는 뛰어난 실력을 발판으로 일본 프로리그팀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입단해 맹활약을 펼쳤다. 모든 선수들의 그렇듯 정대세도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꿈이 있었다. 정대세는 이 과정에서 북한을 선택했다. 조총련계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정체성 문제도 없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정대세가 북한 대표팀으로 뛰는 게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대세는 어쩔 수 없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분단국가의 특수성을 인정해달라는 취지였다. 결국 국제축구연맹도 정대세의 손을 들어줬다.
북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정대세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북한팀을 44년만에 본선에 올려놨다. 하지만 여느 북한 선수들과 다르게 그는 경직돼 있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의 이근호와 함께 식사했던 일화가 공개되기도 했고, 박지성에 대해 언급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독특한 가족 이력 탓에 아직도 정대세의 국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 국적인지 북한 국적인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정대세도 이와 관련해서는 입장을 모호하게 하고 있다. 정대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를 키운 곳은 조선(북한)"이라는 애매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대세의 모호한 국적에도 불구하고 정대세가 한국 대표팀에서 뛸 가능성은 전혀 없다. 국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한 국가의 국가대표를 지낸 선수는 다른 국가의 대표선수로 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외국의 국가에도 이 같은 규정은 적용된다.
한편 정대세의 가족 이력을 언급할 때 그의 형인 정이세도 빼놓을 수 없다. 정이세는 현재 국내 N리그 노원 험멜구단에서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동생은 북한 대표팀의 선수로 뛰지만, 형은 한국 실업리그 팀에서 뛰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동생만큼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정이세지만, 정이세의 실력이 일취월장해 국가대표로 선발된다면 형제가 서로 다른 국가의 대표 선수로 뛰는 상황도 연출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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