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에서 '초딩'을 담당하고 있는 송중기입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 꽃미남 종업원들이 있었다면, '트리플'엔 송중기가 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시절 KBS 2TV '1대100'에 출연한 뒤 성균관대 얼짱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그의 나이 올해로 스물 넷. 친구들은 이미 군대를 다녀와 졸업을 앞두고 있다지만, 뽀얀 얼굴은 고등학생이라 해도 두말 않고 믿을 만큼 말갛다.
방송중인 MBC 수목드라마 '트리플'(연출 이윤정)에서 송중기는 스무살 쇼트트랙 선수 지풍호 역을 맡았다. 고교생 피겨선수 하루(민효린 분)에 '꽂혀' 막무가내 따라다니는 정신연령 12세에게 반한 시청자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 그러나 송중기는 정신연령 12살과는 거리가 먼 속 깊은 20대. "신인이니까 부족해도 잘 봐달라"는 말 대신 "열심히 할 테니 보이는 대로 봐 달라"고 당부하는 그에게서 될성부른 떡잎의 모습이 보였다.
-1985년생이라는데 정말 '최강 동안'이다.
▶아휴, 최강 동안은 아니다. 데뷔가 늦다보니 더 어리게 보신다. 게다가 '내 사랑 금지옥엽'에서도 막내아들 역, '쌍화점'에서도 막내 역할. '오감도'에서는 고등학생을 맡아서이기도 하고. 정작 스스로는 남들이 어리게만 볼까봐 더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평소에는 진지한 편인가.
▶진지한 스타일이다. 처음엔 지풍호 역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목소리도 굵은 편이다. 그걸 아시는 이윤정 감독님도 걱정을 하셨다. '너 개인적으로는 좋은데 풍호는 아니야' 이런 말씀을 들었다. 연습하고, 저를 더 가볍게 한 다음에 다시 찾아가서야 '오케이'를 받았다. 목소리 톤도 올렸다.
-막대사탕를 매번 먹는 설정이 재미있다. '트리플'의 초딩이라는데.
▶촬영마다 10개씩 꼬박꼬박 먹는다. 매니저 형 아이디어인데 생각해보니 풍호와 너무 어울리는 거다. 풍호가 점점 성장하면 사탕을 먹는 일도 줄어들 거다. 촬영장에서는 하루 역 민효린씨와 제가 막내이다 보니 형들이 계속 놀리신다. 분위기가 정말 좋다. 오순도순 분위기가 드라마에도 묻어나는 것 같다.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지풍호는 어떤 캐릭터?
▶감독님이 '초딩 구준표'라고 하시더라. 자신만만하고, 계획하고 계산하는 게 없다. 마음가는 대로 한다. 하루가 예쁘면 바로 '오 너 예쁘다' 바로 말이 나오고, 배가 고프면 뚱딴지같이 '배고프다'고 한다. 철없고 순수하지만 하루를 챙길 땐 순수한 면이 있다.
-그렇다면 송중기는?
▶물론 비슷한 점도 있다. 형이랑 여동생이 과묵해 집에서는 막내 노릇을 자청하는 편이고, 여자친구에게 대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하지만 신중하고 계획이 많은 편이라 다른 점이 더 많다. A형이라 그런가보다. 그런데 가끔씩 큰 일을 저지른다. 좌우명이 '어떻게든 된다'일 정도다. 친구들은 '내일은 해가 뜬다'라고 포장해준다.(웃음)
-퀴즈 프로그램에 나온 뒤 '성균관대 얼짱'으로 불리다 데뷔했다. 연기자의 길에 접어든 것도 저지르고 본 일의 하나인가?
▶대학에서 방송 아나운서를 하긴 했지만, 막연하게만 생각했지 진지한 꿈은 아니었다. 대학에 갈 때도 좋은 대학 가야지 하고 공부했을 뿐이라 막상 진학하고 나니 허무하더라. 그 때부터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걸 고민했다. 군대를 갈까, 취직을 할까 고민하다 '연기를 해보자' 하고 '지른' 셈이다. 그게 대학교 3학년 때다. 부모님 몰래 등록하고 다녔는데 3개월 뒤에 학원비가 떨어져서 엄마한테만 몰래 이야기했다.
-기대했던 아들이 갑자기 연예인을 한다는데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어머니께서 그러시더라. 5살 때 갑자기 아역 탤런트 하게 학원 보내달라고 그랬었다고. 그걸 23살이 돼서 다시 한다고. 반대가 있었지만 저도 머리를 썼다. 소속사 들어갈 때 통장을 무조건 하나 만들어서 '돈 이리로 들어올거야' 하고 보여드리곤 무마시켰다. (웃음)
주위에서 반대가 심했다. '갑자기 왜 딴따라 하려고 하냐' 그러는데 그 말이 너무 듣기 싫더라. 지금은 좋다. 친구들이 조금씩 인정도 해 주고. TV를 본 친구들이 다 한마디씩 한다. '너무 가식적이야!', '손발이 오그라들어 죽겠다', '하던대로 해.'
-쇼트트랙 선수도 했다는데. 연습한 부분이 방송에 더 나오나?
▶중학교 때까지 열심히 했다. 욕심이 많아서 뭐 하나 하면 잘 하고야 말아야 한다. 부상 탓에 그만둔 부분도 있지만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 같이 하는 형이 본격적으로 운동하자며 서울로 가자는데 그 나이에도 '내가 이걸로 먹고 살기가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이른바 '생계형'이다.(웃음)
'트리플'을 위해서 6개월 정도를 더 연습했는데 아직 장면은 별로 없었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감독님께서 생각하는 더 큰 그림이 있다고 생각한다. 장면이 나오면 실력발휘를 해야죠. 10년 정도 스케이트를 탄 게 이번 작품 때문인 것만 같다.
-고향은 어디인지? 사투리는 안 쓰나?
▶대전이 고향이다. 충청도 정서가 담긴 '짝패' 같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아무래도 고향 가면 사투리가 나온다. '내사랑 금지옥엽' 때 한창 진지한 연기를 하다가 '에이 나 갈려∼' 그래서 촬영장이 뒤집어진 적이 있다. 그때 난 사람들이 왜 웃는지도 몰랐는데. 매니저 형들도 멀쩡히 생긴 애가 '뭐여∼' 그러면 깬다고 발을 동동 구르더라. 고치려고 노력 많이 했다.
-얼마 전엔 열애설도 있었다.
▶헤어진 친구인데 애매하게 기사가 났다. 그런 일로 기사가 난 게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더라. 부모님이 '뭐야 뭐야' 하시기에 그랬다. '엄마, 아직 1면이 아니야. 근데 1면이라고 좋은 게 아니야.'
-꿈이나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도 모든 걸 다 해보고 싶다. 시트콤, 뮤지컬, 라디오DJ, 쇼MC 등등. '하얀 거탑'의 장준혁은 정말 언젠가 맡아보고 싶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으련다.
데뷔한 지 1년 반밖에 안 됐는데 벌써 5개의 작품을 연이어 하고 있고, 좋은 분들을 만났다. 정말 운이 좋은 거고, 덕분에 조금이나마 저도 성장한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 예전에는 '신인이니까 부족해도 잘 봐달라'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핑계같다. 이제는 그 말을 안 하려고 한다. '열심히 할 테니 보이는 대로 봐 달라' 이게 맞는 것 같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