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에 대한 사려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가족 드라마로 평가받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지난 10일 인기리에 막을 내린 MBC 아침드라마 '하얀거짓말'에 대해 서울YMCA 방송모니터링회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서울YWCA 방송모니터회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애에 대한 사려깊은 시선, 악역·아픔에 공감하는 연기력, 결국은 모성이라는 주제는 '하얀 거짓말'의 힘이었다고 평가하며, 가족에 대한 묘사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얀 거짓말'에 대해 자폐를 가진 주인공이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사려깊은 시선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남편에 대한 애증과 자식에 대한 죄의식, 그리고 맹목적인 모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김해숙의 연기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밉고 욕하면서도 그의 아픔에 공감하게 할 만큼 뛰어났다"고 전했다. 김유석과 임지은의 연기 역시 호평을 받았다.
이들은 또한 "이제까지 미디어에서 표현되는 어머니의 모습은 전통적인 모성애를 바탕으로 자식과 남편을 위한 희생이 주류를 이뤘다"며 "2008년 '엄마가 뿔났다'를 시작으로 새로운 관점에서 독립적이고 비전형적인 어머니의 모습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울YWCA 방송모니터회는 "남편의 사랑을 얻지 못한 아내가 대신 택한 결론이 아들의 사랑을 억지로 얻으려는 일그러진 모성이라는 사실은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한부모로서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어머니는 등장하지 않는다"며 "이는 '홀어머니에 외아들'이 갖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을 더욱 고착시킬 뿐"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돈 때문에 사랑을 배신한 정우의 과거보다 이혼한 나경의 과거가 더욱 지탄받는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여자의 과거 무게는 무겁게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이 드라마에서 혈연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다"며 "드라마 전반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엮어진 관계들이 돈과 혈연의 집착 앞에서 얼마나 치열하고 잔인해질 수 있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혈연에 집착하는 드라마에서 가족 드라마로서의 따뜻하고 진정한 의미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YWCA 방송모니터회는 "일그러진 모성애를 강조하고 혈연을 강조하는 가족 드라마는 여성, 특히 한부모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을 고착시키며 가족의 의미를 혈연에 국한시켜 공동체로 확장되는 것을 막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 이제 '막장'이 지난 자리에 건강한 모성과 다양한 가족을 그리는 '착한' 드라마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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