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가 1027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제 역대 흥행 4위 1100만 '실미도'를 제치기 위해 달리고 있다. 윤제균 감독은 "꿈만 같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는 것 아니겠냐"며 "지금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에게 '해운대'는 전 영화인, 전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작품이었다. 미국의 '투마로우', 일본의 '일본 침몰'과 같은 재난영화와 비교될게 뻔했기 때문이다. '해운대'는 지난 25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하기도 했다. 윤제균 감독은 "'투모로우'보다 낫다는 반응이 있었다. 아시아도 재난영화를 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고 전했다.
그만큼 윤제균 감독에게 재난영화는 부담감이었다. 윤제균 감독이 꼽은 최고의 순간은 언제일까?
1000만이 넘었을 때가 아닐까 추측했지만 개봉 다음 주 월요일이 7월 27일을 꼽았다. "월요일에 30만이 넘으면 1000만 관객을 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통계적으로 39만 관객을 동원했다. 숫자가 잘못된 게 아니냐고 할 정도로 최고였다" 윤제균 감독에게 '해운대'의 뒷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었다.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소감이 어떤지
▶정말 꿈만 같다. '괴물'을 넘어설 수 있냐고 말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아니겠냐. 지금도 너무 행복하다.
-예상했던 관객은 얼마였는지.
▶700만 관객 돌파가 1차 목표였다.
-재난영화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또 컴퓨터 그래픽(CG)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질적으로 CG에 들어간 비용은 35억 원이다.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야했다. 돈을 안들이고 충분히 임팩트가 있어야 했다. 분명히 할리우드의 작품들과 비교를 당할 텐데 물량으로 승부할 수 없다고 봤다. 그래서 비용대비 효과를 생각해 낸 장면이 광안대교 폭파신이다. 컨테이너선이 거꾸로 전복해있고, 폭발하는 장면 같은 아이디어에 주안점을 뒀다. 물 CG는 처음부터 101개로 결정한 상태였다.
-한국영화 시장에서 '해운대'의 제작비 130억 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60억 원 정도로 영화를 만드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해운대'는 돈을 벌려고 한 작품이 아니다. 목표는 한국의 재난 영화였다. 일본의 '일본침몰' 중국의 '투모로우'와 비교됐을 거다. 수익을 얼마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다른 나라의 재난영화보다 뒤떨어지면 쪽팔리지 않겠나. 돈을 버는 것보다 얼마나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드는 게 중요했다. '해운대'는 나만의 작품이 아니라 전 영화인, 전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작품이었다.
또 한국의 시장만 놓고 생각하면 제작비 60억으로 만드는 게 맞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60억은 한계가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경쟁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최고의 관심사는 '해운대'가 얼마를 벌었을까다.
▶사실 그것이 외부에 공표되는 순간 많은 구설수에 오르는 것 같다. JK필름의 빚을 갚고 나면 크게 남는 것 없다. 가령 현재 직원이 6명이다. 이 직원들 월급을 주고 사무실 운영을 하는데 약 5억 원이 들어간다. 영화 개발하고 제작하는데 4년 정도 걸리는 것을 대비했을 때 20억의 돈이 필요한 것이다. 투자사와 제작사 지분 구조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큰 수익은 없는 편이다.
-사실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사가 돈을 많이 못 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타계할 방법이 없는지.
가령 '해운대'가 800을 벌었다고 했을 때 10%면 80억이다. 투자제작사 간의 비율 다툼이 아니라 더 큰 부분에서 잘못된 구조라는 것이다. 사실 극장은 지금까지 큰 적자를 보지 않고 있다. 이제 이 같은 문제의 시각을 극장으로 돌려야 한다.
-중국에서 25일 개봉했었다. 반응은 어땠는지.
▶중국에서 시사 반응은 '투마로우'보다 낫다는 평가였다. 이것을 한국의 재난영화라 생각하지 않고 아시아도 재난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더라. 특히 사투리로 웃기는 장면에서 중국 관객들이 웃어서 놀랐다. 물어보니 그 장면들을 중국 사투리로 표현했다고 한다. 박스오피스 결과는 2-3주 뒤에 나와 정확히는 모르겠다.
-'해운대'는 할리우드 스태프들과 작업했다. 한스 울릭에 대해서 걱정 어린 시선이 많았다. 한스 울릭이 라이트 슈퍼바이저라는 이야기도 있다.
▶한스 울릭은 엄밀히 슈퍼바이저가 아니라 CG 디렉터다. 쉽게 말해 한국에 모팩이란 회사가 있다면 대표 밑에 있는 팀장 격인 것이다. 할리우드에서도 작업을 할 때 믿을 수 있는 회사에 맡기지, 실력 있는 팀장이 독립해 회사를 만들었다고 무작정 맡기지 않는다. 한스 울릭도 독립을 했더니 작품이 없었던 것이다. 당시 서로의 필요 부분이 맞아 떨어져 함께 할 수 있었다.
또 괴물’의 CG에 참여한 미국 오퍼니지사가 파산했다. 이에 한스 울릭이 오퍼니지의 동료들을 모두 데리고 왔다. 이 사람들이 이번 일의 핵심 팀원이었다. 한스 울릭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큰 도움이 됐다.
-대부분의 작업은 모팩에서 이뤄졌다. 한국의 CG 수준이 어느 정도인 것 같은지.
▶다음 작품도 모팩과 할 계획이다. 한국 CG 수준은 이미 할리우드의90%까지 올라왔다. 여기서 나머지 10%는 소위 상용 프로그램을 이야기한다.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지만 이 부분이 떨어진다.
-'해운대'는 관객들의 평가도 엇갈렸는데.
▶최선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편집을 10번 넘게 하면서 모니터링을 했었다. 모든 신을 각각 점수를 낸 뒤, 낮은 점수를 받은 장면을 드러냈다. 최종 프린트의 점수는 5점만점에 4.12였다. 무척 높은 전수다.
가령 수족관에 터지면서 상어가 화장실에 있는 사람을 덮치는 장면이 있었다. 이 장면은 광안대교 컨테이너선이 폭발하기 직전 신이었는데, 상어 장면이 삽입되니 관객들의 절정 샷 점수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에 삭제하게 됐다.
-초반부 딸을 살리기 위해 되돌아갔던 부녀가 살아 있는 장면이 나온다. 당연히 죽었을 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 건가.
▶죽이고 싶지 않았다. 바로 옥상에 올라가서 살은 거다(웃음). 무엇보다 애들은 죽이고 싶지 않았다. 영화에서 애들은 한 명도 죽지 않는다.
-영화를 만들고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인지.
▶22일 개봉한 다음 주 월요일인 27일이다. 당시 첫 주 200만 관객을 동원했었다. 모든 사람들은 월요일 박스오피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월요일에 30만 관객이 넘으면 1000만 관객 동원이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이날 총 39만 관객을 동원했다. 숫자가 잘못된 게 아니냐고 확인할 정도로 기뻤다.
-'해운대'를 작업하면서 반성했던 적이 있는지.
▶영화계에는 일주일의 법칙이 있다. 시나리오를 일주일만 더 썼으면, 촬영을 일주일만 더 찍었으면, CG를 일주일만 더 했으면, 이 같은 일주일의 법칙을 다음에는 없애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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