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감독' 윤제균 "1차 목표는 700만..행복"(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09.08.28 11:26
윤제균 감독 ⓒ 송희진 기자 songhj@


'해운대'가 1027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제 역대 흥행 4위 1100만 '실미도'를 제치기 위해 달리고 있다. 윤제균 감독은 "꿈만 같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는 것 아니겠냐"며 "지금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에게 '해운대'는 전 영화인, 전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작품이었다. 미국의 '투마로우', 일본의 '일본 침몰'과 같은 재난영화와 비교될게 뻔했기 때문이다. '해운대'는 지난 25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하기도 했다. 윤제균 감독은 "'투모로우'보다 낫다는 반응이 있었다. 아시아도 재난영화를 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고 전했다.

그만큼 윤제균 감독에게 재난영화는 부담감이었다. 윤제균 감독이 꼽은 최고의 순간은 언제일까?

1000만이 넘었을 때가 아닐까 추측했지만 개봉 다음 주 월요일이 7월 27일을 꼽았다. "월요일에 30만이 넘으면 1000만 관객을 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통계적으로 39만 관객을 동원했다. 숫자가 잘못된 게 아니냐고 할 정도로 최고였다" 윤제균 감독에게 '해운대'의 뒷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었다.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소감이 어떤지

▶정말 꿈만 같다. '괴물'을 넘어설 수 있냐고 말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아니겠냐. 지금도 너무 행복하다.

-예상했던 관객은 얼마였는지.

▶700만 관객 돌파가 1차 목표였다.

-재난영화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또 컴퓨터 그래픽(CG)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질적으로 CG에 들어간 비용은 35억 원이다.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야했다. 돈을 안들이고 충분히 임팩트가 있어야 했다. 분명히 할리우드의 작품들과 비교를 당할 텐데 물량으로 승부할 수 없다고 봤다. 그래서 비용대비 효과를 생각해 낸 장면이 광안대교 폭파신이다. 컨테이너선이 거꾸로 전복해있고, 폭발하는 장면 같은 아이디어에 주안점을 뒀다. 물 CG는 처음부터 101개로 결정한 상태였다.

-한국영화 시장에서 '해운대'의 제작비 130억 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60억 원 정도로 영화를 만드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해운대'는 돈을 벌려고 한 작품이 아니다. 목표는 한국의 재난 영화였다. 일본의 '일본침몰' 중국의 '투모로우'와 비교됐을 거다. 수익을 얼마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다른 나라의 재난영화보다 뒤떨어지면 쪽팔리지 않겠나. 돈을 버는 것보다 얼마나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드는 게 중요했다. '해운대'는 나만의 작품이 아니라 전 영화인, 전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작품이었다.

또 한국의 시장만 놓고 생각하면 제작비 60억으로 만드는 게 맞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60억은 한계가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경쟁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최고의 관심사는 '해운대'가 얼마를 벌었을까다.

▶사실 그것이 외부에 공표되는 순간 많은 구설수에 오르는 것 같다. JK필름의 빚을 갚고 나면 크게 남는 것 없다. 가령 현재 직원이 6명이다. 이 직원들 월급을 주고 사무실 운영을 하는데 약 5억 원이 들어간다. 영화 개발하고 제작하는데 4년 정도 걸리는 것을 대비했을 때 20억의 돈이 필요한 것이다. 투자사와 제작사 지분 구조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큰 수익은 없는 편이다.

윤제균 감독 ⓒ 송희진 기자 songhj@


-사실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사가 돈을 많이 못 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타계할 방법이 없는지.

▶방법이 너무 없다. 사실 제작비를 낮춰서 수익을 보존하고 투자사와 제작사가 지분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맺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극장 부율 문제다. 현재 한국 영화의 경우 극장 부율이 극장과 영화사가 6:4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의 경우는 5:5다. 왜 수입사와는 반으로 나누면서 한국영화의 경우에는 더 가지고 가는 건가.

가령 '해운대'가 800을 벌었다고 했을 때 10%면 80억이다. 투자제작사 간의 비율 다툼이 아니라 더 큰 부분에서 잘못된 구조라는 것이다. 사실 극장은 지금까지 큰 적자를 보지 않고 있다. 이제 이 같은 문제의 시각을 극장으로 돌려야 한다.

-중국에서 25일 개봉했었다. 반응은 어땠는지.

▶중국에서 시사 반응은 '투마로우'보다 낫다는 평가였다. 이것을 한국의 재난영화라 생각하지 않고 아시아도 재난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더라. 특히 사투리로 웃기는 장면에서 중국 관객들이 웃어서 놀랐다. 물어보니 그 장면들을 중국 사투리로 표현했다고 한다. 박스오피스 결과는 2-3주 뒤에 나와 정확히는 모르겠다.

-'해운대'는 할리우드 스태프들과 작업했다. 한스 울릭에 대해서 걱정 어린 시선이 많았다. 한스 울릭이 라이트 슈퍼바이저라는 이야기도 있다.

▶한스 울릭은 엄밀히 슈퍼바이저가 아니라 CG 디렉터다. 쉽게 말해 한국에 모팩이란 회사가 있다면 대표 밑에 있는 팀장 격인 것이다. 할리우드에서도 작업을 할 때 믿을 수 있는 회사에 맡기지, 실력 있는 팀장이 독립해 회사를 만들었다고 무작정 맡기지 않는다. 한스 울릭도 독립을 했더니 작품이 없었던 것이다. 당시 서로의 필요 부분이 맞아 떨어져 함께 할 수 있었다.

또 괴물’의 CG에 참여한 미국 오퍼니지사가 파산했다. 이에 한스 울릭이 오퍼니지의 동료들을 모두 데리고 왔다. 이 사람들이 이번 일의 핵심 팀원이었다. 한스 울릭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큰 도움이 됐다.

-대부분의 작업은 모팩에서 이뤄졌다. 한국의 CG 수준이 어느 정도인 것 같은지.

▶다음 작품도 모팩과 할 계획이다. 한국 CG 수준은 이미 할리우드의90%까지 올라왔다. 여기서 나머지 10%는 소위 상용 프로그램을 이야기한다.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지만 이 부분이 떨어진다.

-'해운대'는 관객들의 평가도 엇갈렸는데.

▶최선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편집을 10번 넘게 하면서 모니터링을 했었다. 모든 신을 각각 점수를 낸 뒤, 낮은 점수를 받은 장면을 드러냈다. 최종 프린트의 점수는 5점만점에 4.12였다. 무척 높은 전수다.

가령 수족관에 터지면서 상어가 화장실에 있는 사람을 덮치는 장면이 있었다. 이 장면은 광안대교 컨테이너선이 폭발하기 직전 신이었는데, 상어 장면이 삽입되니 관객들의 절정 샷 점수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에 삭제하게 됐다.

-초반부 딸을 살리기 위해 되돌아갔던 부녀가 살아 있는 장면이 나온다. 당연히 죽었을 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 건가.

▶죽이고 싶지 않았다. 바로 옥상에 올라가서 살은 거다(웃음). 무엇보다 애들은 죽이고 싶지 않았다. 영화에서 애들은 한 명도 죽지 않는다.

-영화를 만들고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인지.

▶22일 개봉한 다음 주 월요일인 27일이다. 당시 첫 주 200만 관객을 동원했었다. 모든 사람들은 월요일 박스오피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월요일에 30만 관객이 넘으면 1000만 관객 동원이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이날 총 39만 관객을 동원했다. 숫자가 잘못된 게 아니냐고 확인할 정도로 기뻤다.

-'해운대'를 작업하면서 반성했던 적이 있는지.

▶영화계에는 일주일의 법칙이 있다. 시나리오를 일주일만 더 썼으면, 촬영을 일주일만 더 찍었으면, CG를 일주일만 더 했으면, 이 같은 일주일의 법칙을 다음에는 없애보려고 한다.

베스트클릭

  1. 1KIA 여신 치어리더, 뽀얀 속살 드러낸 비키니 패션 '아찔'
  2. 2방탄소년단 진, 마이원픽 K팝 개인부문 38주 연속 1위
  3. 3'군 복무' BTS 지민, '2024 마마' 대상 소식에 "어안이 벙벙..감격 또 감격"[스타이슈]
  4. 4'비밀리 임신→출산' 문가비, 연예계 떠난 지 오래..3년 전 계약 종료
  5. 5민재 형, 이제 나 막아봐! 이강인, 30분 종횡무진→'코리안 더비' 선발 가능성 높였다... PSG, 툴루즈 3-0 완파
  6. 6'FA 이적' 허경민 사과 "계약 후 많은 눈물,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 두산 팬분들께 너무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수원 현장]
  7. 7이호준 감독도 입대 만류했지만... 상무 가는 NC 우승멤버 "갔다 와서 이쁨받겠다" 다짐 [창원 현장]
  8. 8"그리울 것 같다, 한화서 뛰는 것 즐거웠다" 페라자의 뜨거운 안녕, 24홈런에도 작별... 원인은 후반기 부진
  9. 9'대체 왜' KT 허경민이 무슨 잘못을 했나, 그래도 거듭 사과한 이유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수원 현장]
  10. 10'3521억 대형 부담' 떠안은 맨유 감독, 드디어 데뷔전 "여전히 세계 최고 구단... 우승 차지할 것"

핫이슈

더보기

기획/연재

더보기

스타뉴스 단독

더보기

포토 슬라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