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서 "4차원 최강희? 알고보면 평범·진솔해"(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09.09.16 13:40
배우 김인서 <사진제공=WSI엔터>

배우에 가장 큰 숙제는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느냐다. 그런 점에서 영화 '애자'의 김인서는 합격이다. '애자'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엄마와 딸 애자의 애절한 이야기를 그린다. 김인서는 극중 호정 역을 맡아 애자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드는 복선을 제공한다. 실제 출연 분량은 많지 않지만 누구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다.

김인서는 그동안 케이블TV에서 '천일야화2' '탱자 연예뉴스' 등에서 관능미 넘치는 몸매를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김인서를 처음 봤을 때 훤칠한 키와 화려한 이목구비, 멋진 몸매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잘 태워진 까만 피부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영화 '애자'에서 김인서는 섹시함을 내세우기보다 팜므파탈 매력을 강조했다.

"처음으로 욕심을 냈던 역할이다. 큰 역은 아니지만 의미가 남달라, 스스로 호정 역을 분석해 어떻게 태어나서 살아왔는지 상상력을 펼쳐 준비했다. 제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그동안 김인서에게 필요한 것은 흔히 말하는 '엣지'였다. 다양한 케이블프로그램에 출연하고 '11번가' '까만콩' 등 다양한 CF에 출연했지만 대중들에게 기억되기에는 무엇인가 2% 부족했다. 그녀는 연기에서 그 해답을 찾고 싶었다. 사실 기존 케이블TV 프로그램처럼 관능미를 강조하면 보다 쉽게 캐스팅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기는 싫었다고. 그녀가 연기를 처음 준비했을 때 마음가짐과 달랐기 때문이다.

"먼 훗날 나이가 들어 연륜 있는 연기를 하는 분들처럼 되고 싶어 배우가 됐다. 하나의 직업을 선택해서 나이가 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반짝하고 사라지고 싶지 않아 쉬운 길을 가고 싶지 않았다."
배우 김인서 <사진제공=WSI엔터>


그러나 이국적인 외모의 그녀에게 선택의 길은 많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녀의 외모를 보고 술도 잘 마시고, 당연히 재미있게 놀 줄 알거라 생각했다. 겉으로는 클럽 마니아 일 것 같지만 실제로 클럽에 가본 건 손에 꼽는다. 그래서 김인서는 자신의 장단점을 분명히 안다. 굳이 외모의 장점을 숨기며 평범한 역을 맡고 싶지도 않다. 보이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가운데 다양한 연기로 승부하고 싶다.

"외형적인 모습에서 풍기는 강인한 모습? 여기에 유하고 연기자다운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독하게도 생겼다고 하지만 노력에 따라 대중들에게 달리 다가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애자'는 그럼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됐던 작품이다. 최강희 김영애 등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과 호흡할 수 있었고 맡은 호정이 주는 긴장감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었다. 특히 최강희 등 배우들과 함께 모여 사투리를 연습한 기억은 새로운 추억이었다고. 조용히 연기하지만 카리스마를 내뿜은 최강희를 보면서 연기에 대해서 다시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또 최강희처럼 색깔이 독특한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 무엇인 필요한지도 생각하게 됐다.

"사실 최강희가 4차원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보니 언론에서 비춰진 것처럼 4차원이 아니라 진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너무나 사랑스럽다. 신인 배우로서 위축 될 법 했지만 최강희 언니 특유의 친화력 덕분에 부담감 없이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이제 연기의 새로운 맛을 더 알아보고 싶다. 꾸준히 연기를 하면서 이순재 김혜자 등처럼 인간적인 연기가 자연스럽게 묻어나게 하고 싶다. 연기가 삶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는 설명에 단순히 섹시함을 내세웠던 배우의 모습은 엿볼 수 없다. 이제 즐기는 자의 여유까지 묻어나는 김인서, 작품 하나하나마다 배움을 얻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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