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시청률 '탐나',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수받다

김겨울 기자  |  2009.09.27 11:37


MBC 주말극 '탐나는도다'가 27일 막을 내린다. 조선시대의 탐라(제주도)에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 윌리엄이 표류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퓨전 사극을 표방하며 화제를 모았다.

게다가 2009년 상반기 방송된 KBS2TV '꽃보다 남자'를 히트시킨 제작사 그룹 에이트가 자신만만해 하던 차기작으로 그 성공 여부에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한 자릿수 초라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제작사 측이 원했던 20부가 아닌 16부만 방송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하지만 '탐나는도다'에 대한 시청자들과 언론 매체의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이다. 초라한 시청률의 '탐나는도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수받을 이유를 꼽았다.

'탐나는도다'는 이색 장르의 드라마로서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족 중심이나 한양 중심이 아닌 사극에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는 제주도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것, 해녀와 외국인이 주인공이라는 점 등 비주류 계층이 주인공이 된 점이나 '하멜 표류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상상이라는 점에서 천편일률적인 사극이라는 장르에서 새로운 시도를 열었다는 평가를 들 수 있다.

네 명의 주연들을 모두 신인 배우들을 기용한 점도 파격이었다. 하지만 극 중반부터 보려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해 시청자 중간 유입을 방해하는 요소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나는도다'의 신인 배우들은 눈여겨볼 만하다. 극 초반 열애설과 서우의 나이 논란 등 악재가 있는 듯했지만 이들은 신예답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연기 수업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연기력 논란을 하나의 통과 의례정도로 생각하는 가수 출신 연기자들에 비해 준비된 배우가 발견됐다는 것은 앞으로 드라마 시장에서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서우, 임주환, 이선호, 황찬빈, 이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국내에서 제작되는 사전 제작 시스템은 번번이 실패한다. '탐나는도다' 역시 사전 제작 드라마로서 시청자들과 교류가 없다는 불리한 점을 안고 실패를 피할 수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와 용인 민속촌 등을 오가며 찍은 '탐나는도다'는 화려한 영상미가 압권이었다. 해녀들이 수중에서 해삼, 멍게 등을 캐는 장면, 일몰 아래서 버진(서우)가 어머니에게 쫓겨 달아나는 장면 등 몽환적이면서도 세련된 감각이 돋보였다. 이 같은 양질의 화면은 사전 제작 드라마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탐나는도다'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오랜 시간동안 가족 시간대로 인식됐던 주말 저녁 시간대에 편성된 부분을 꼽는다. 이 시간대 시청자들은 오랜 동안 형제들, 또는 자매들의 결혼 이야기와 관련된 가족 드라마에 길들여졌던 만큼 '탐나는도다'의 이색 소재는 선전하기는 무리였음은 분명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8% 안팎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했던 것은 주목해볼만하다. 특히 주간 전체시청률 2위에 빛나는 KBS 2TV '솔 약국집 아들들'과의 정면대결에서 이 정도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은 선전했다고도 볼 수 있다. '솔 약국집 아들들'은 그동안 주말 가족드라마에서 보여준 메뉴얼을 그대로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다. 그렇기에 '탐나는도다'의 그 시간대 편성은 가족 드라마에 식상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선택꺼리를 안겨준 시도로 평가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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