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배우, 무대 위에서 쏟아지는 열정과 숨 쉬는 것조차도 조심스럽게 만드는 카리스마의 주인공. 배우 오만석(34)이다. 뮤지컬 '헤드윅', '김종욱찾기', '지킬앤하이드' 등 그는 뮤지컬마니아 사이에선 '장동건'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타고난 연기력과 좌중을 압도하는 무대 매너로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천적 배우로 손꼽히는 인물 중 하나다.
그가 무대를 옮겨 TV와 스크린으로 진출 했을 때 대부분의 팬들은 반색을 표명했다. 더 많은, 더 다양한 모습의 오만석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행여 그의 모습이 변질되어 가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드러냈다.
기우였다. 오만석은 무대를 벗어나 더 넓은 무대를 자신의 활동범위로 만들며 대중을 끌어안았다. 2006년 윤은혜와 주연한 KBS 2TV 미니시리즈 '포도밭 그 사나이'까지만 해도 생경했던 그는 이후 출연작인 SBS '왕과나' 등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현재 오만석은 매일 오후 KBS 1TV 일일극 '다함께 차차차'(극본 유윤경, 김정은·연출 김성근,김영균)를 통해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오만석을 만났다. '다함께 차차차'에서 오만석은 성실하고 평범한 회사원인 주인공을 연기중이다. "출연자와 스태프의 분위기가 정말 좋다. 정말 한 가족 같다"는 그의 말처럼 '다함께 차차차'는 안정적인 시청률 30%대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방송중이다.
-KBS 일일극의 전성기를 회복했다.
▶감사하다.
-주인공으로 드라마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하다.
▶드라마 초반, 사실 걱정했었다. 초반 걱정했던 것보다 시청자께서 갈수록 좋아해주시고, 시청률도 동반상승해서 다행이다. 감사하다. 아무래도 일일극이다 보니까 연기나 드라마에 대한 만족도는 솔직히 아직은 목마른 상태다. 그래도 힘을 빼고 임하고 있다. 호흡이 긴 작품이다 보니 공부가 되는 것 같다.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오만석, 뮤지컬계의 황태자라 불린다. 일부에선 굳이 TV나 스크린진출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있는 게 사실이다.
▶배우라면 굳이 장르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브라운관이 작은 것이지 사람을 담아내기에는 (연극이나 뮤지컬)무대가 더 작을 수 있다.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이)배우로서 더 표현할 수 있는 점이 많다. 실제로도 느꼈다.
내년 1월에는 뮤지컬이 올라가고, 2월에는 연극이 올라간다. 내가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다고 해서 무대를 떠나 전향하는 게 아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 배우가 될 것이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하하.
-극중 조안과의 러브라인, 일일극의 특성상 빠른 극적 전개로 인해 시청자의 이해가 부족하다. 배우의 입장은 어떤가.
▶조안씨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상황설정이 아무래도 충분히 납득될 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연기를 하는 입장이다. 우리가 먼저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감성으로 이해해야, 보는 사람이 편안하게 볼 수 있다. 마음을 많이 열어놓고 서로에게 많이 얻고 있다.
-미니시리즈, 사극 등 다양한 연기를 소화했다. 이번에는 일일극이다. 일일극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극은 캐릭터에 의해서 강한 임팩트를 보여줘야 한다. 일일극은 주위에 있는 사람들 같이 편안함을 줄 수 있어야한다. 이점이 차이점이다. 매일 저녁, 30분씩 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매일 눈에 힘주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부담스러울 것이다. 즉 친숙함과 편안함이 장점인 것 같다.
-드라마에서 조안과 가족이 반대하는 힘겨울 사랑을 했다. 실제 이런 상황이 된다면.
▶극중 상황과 같을 것이다. 사랑을 선택한다.
▶나도 그렇다. 하하.
-실제는 어떤가?
▶이렇게까지는 아닐 것 같은데, 비슷하게는 할 것 같다. 하하.
-인간 오만석은 어떤 사람인가.
▶양면성을 지닌 사람이다. 착한 면과 나쁜 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사람이다. 구체적으로? 글쎄다. 만약 극에서처럼 집안에서 반대하는 사랑을 하게 된다면 이성적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미 감성적으로는 가 있는 것 아닌가. 객관적으로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피해를 줄 수 있는 일인데도 나는 그 순간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서 선과 악을 왔다 갔다 한다.
-대중은 배우 오만석에 대해 열정적인 붉은색, 혹은 검은색 등으로 평가한다. 자평해 달라.
▶나는 어릴 때부터 보라색을 좋아했다. 나는 보라색 같은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연보라를 좋아한다. 보라색은 애매한색이다. 푸른 계통도 아니고, 붉은 계통도 아니고, 밝은 계통도 어두운 계통도 아니다. 어느 범주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 반면에 어느 색에도 낄 수 있는 색깔이다. 때로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대하기도하고, 좋게 봐주시는 사람은 나를 편안하게 봐 주시기도 한다. 반면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너무너무 싫어한다.
-배우 오만석은 선천적 연기자로 평가된다. 당신의 평가는 어떤가.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스스로 후천적 연기자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나를 타고났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대학 입학 전까지는 나도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학입학 이후 바닥을 기면서 내가 못한다고 생각했다.
군 제대 이후 연기가 발전했다. 군대 가기 전에 사실 대학교에는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2년 동안 연기수업을 하는데 내 스스로도 못한다는 생각을 했고, 교수님이 보기에도 못했다. 자타 공인 못했다.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싶었다. 무엇을 해도 와 닿지 않았고, 몸에 맞는 옷을 입지 않은 느낌이었다. 보는 사람 눈에도 내가 못하는 게 보였다. 괴로웠다. 3학년이 되면서 군대에 갔다.
군대에 가서 2년 동안 연극원 생활이 그리웠다. 행복하고 자유로웠던 생활들을, 군대에서 한정된 생활에 속에서 상대적으로 그리웠다. 휴가만 나오면 연극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 제대하고 복학해서 똑같은 대본을 읽는데 그전에 느끼지 못했던 뭉클함이 탁 느껴졌다.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고, 그것을 더 살려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몇 개월을 열심히 했다. 그야말로 노력이라는 걸 열심히 했다. 발전했다. 이후 상을 받게 됐다. 고로 나는 후천적 배우다.
뮤지컬 '헤드윅' 을 할 때도 그랬다. 나는 박치 음치에 가깝다. 금방 못 쫓아한다. 노력하지 않으면 쳐진다.
-'다함께 차차차' 이후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내년 1월에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을 연출한다. 이 작품과의 인연을 이번이 3번째다. 첫 번째는 출연했고, 두 번째는 지켜봤고. 이번에는 연출을 맡게 됐다. 지금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혹시 나의 첫 연출에 실망하셨던 분들이 있으면 다시 한 번 와서 봐 달라. 확실히 달라진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년 2월에는 연극무대에 선다. 연극 '이' 10주년 공연이다. 이번 무대는 나의 마지막 공길 무대가 될 것이다. 너무 한 캐릭터를 오래하는 것은 좋을 것 같지기 때문에 이번 무대를 끝으로 공길을 보내려고 한다. 이 공연은 업그레이드 버전을 장기적으로 준비 중이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