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밉상일 수 있을까?'
안방극장에 밉상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사로잡은 이들이 있다. 진지희, 임채무, 이효춘이 그 주인공. 이들은 각각 MBC 일일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MBC 일일극 '살맛납니다', KBS 2TV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에서 밉상 캐릭터로 출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들은 극중 등장인물간의 갈등과 사건을 야기하는 캐릭터로 주목도를 높이는 반면, 시청자들에게 그만큼 미움을 사기도 한다.
진지희, 이기적인 밉상 '빵꾸똥꾸'의 반란
진지희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이기적인 어린이의 대표주자. 자신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는 서신애와 동갑내기로, 호시탐탐 신애를 괴롭히는 캐릭터다. 주인집 딸로 많은 특혜와 권위를 누리고 사는 진지희는 '갑' 자격으로, '을' 신애에게 할 수 있는 온갖 횡포를 부려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다.
하지만 이달 초 방송분에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마다 외쳐대는 '빵꾸똥꾸'의 슬픈 내막이 공개되면서 '밉상' 진지희에 대한 시청자의 동정어린 시선이 모아졌다. '빵꾸똥꾸'는 진지희가 누군가로부터 소외됐다고 느낄 때 상대방의 관심을 끌기 위한 하나의 장치다. 더불어 나이어린 진지희의 반란은 철없는 아이의 투정으로 이해되며, 웃음보를 자극하며 시청자 사이에서 사랑받는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다.
임채무, 과장된 신분상승욕이 야기한 '밉상'
철없는 어린아이 진지희가 '밉상'이라면 임채무는 도 넘은 밉상 캐릭터로 시청자 사이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살맛납니다'에서 자수성가형 성형외과 병원장인 임채무는 어린 시절 가정환경으로 인해 '무능은 죄'라는 인식이 뼛속까지 자리 잡은 인물이다.
임채무의 이 같은 밉상 캐릭터는 물질만능주의인 현실을 반영하지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시청자들의 비난의 목소리를 사고 있다. 더욱이 중견배우 임채무가 지닌 고유의 권위적이고 품위 있는 모습에서 벗어난 모습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임채무가 극중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해 시청자들의 비난이 없어도 문제다. 시청자들의 이 같은 지적은 임채무가 노련한 연기자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반증이다"고 말했다.
이효춘, '장남 제일주의'의 폐단이 부른 '밉상'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데, 어쩜 이리도 장남만 챙길까. '수상한 삼형제'에서 어머니 이효춘을 보다보면 은근히 혈압이 치밀어 오른다. '장남' 안내상을 향한 이효춘의 우주보다 넓고, 바다보다 깊은 모성애는 첫째가 아닌 둘째, 셋째라면 서러울 정도다.
둘째아들 오대규는 파산한 형보다 잘나가는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사업체가 사채 빚에 넘어가든지 말든지, 속사정은 알바 아니다. "돈 잘 번다고 네가 형 무시하는 거냐"고 오대규를 쏘아붙이며 눈을 흘기는 이효춘을 보면 배 아파 낳은 자식 맞을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문영남 작가의 전작 KBS 2TV '소문난 칠공주', SBS '조강지처클럽'에서처럼 출생의 비밀이 반전처럼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기에 충분하다.)
'장남이 잘돼야 집안이 일어선다'는 식의 이효춘의 발상은 예로부터 내려오던 장남위주의 전통사회에서 탄생된 인식이 현실에서 만들어낸 밉상 캐릭터. 안내상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며 "내가 너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이효춘의 어긋난 모성애는 밉상으로 분류, 시청자의 불만을 자극해 미움을 사고 있다.
이효춘을 향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불만 역시 중견배우 이효춘의 농익은 연기력에 대한 반증으로 해석되지만, 과장된 캐릭터에 대한 잡음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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