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영화계는 수많은 영화인들이 새롭게 조명 받고 또 쓸쓸이 퇴장했다.
스타뉴스는 다사다난했던 2009년 한국영화를 뒤돌아보며 가장 주목받은 영화인을 꼽았다.
영화배우 하지원. 그녀는 TV 드라마에선 그동안 호평을 받아가며 캐릭터를 쌓아왔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TV에서만큼 진정성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랬던 하지원은 올해 '해운대'와 '내사랑 내곁에'로 스크린에서 우뚝 솟았다. 하지원이 대종상에 후보로 오르지 못한 게 논란이 될 만큼 그녀는 올해 관객들에 큰 사랑을 받았다.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 그는 지난 9월 한국영화 정책을 진두진휘하는 영화진흥위원장으로 위촉됐다. 강한섭 전임 위원장이 지난 7월 중도하차한 뒤 영화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과연 그 자리를 누가 맡을 지였다. 취임한 지 3개월, 조 위원장의 생각을 물었다.
'쌈마이' 감독 취급을 받다가 천만명을 웃고 울리는 감독으로 재조명받은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그는 올해 부일영화상에서 데뷔 이래 첫 감독상을 수상했다.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은 누구보다 행복한 2009년을 보낸 영화인일 것이다. 그가 수년을 준비해 선보인 야심작 '해운대'는 1135만 관객을 모으며 올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100억대 제작비의 부담, CG에 힘쓴 우리 재난영화가 과연 되겠냐는 우려를 불식시킨 한방이었다.
윤 감독은 동시에 한국영화의 기대주로 부상했다. 2009 그의 키워드는 '행복'이었다. 그는 "코미디 감독으로 1000만을 깼고, 편견을 깼다"며 "처음으로 언론이나 평론가에게 칭찬을 받았다.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것도 행복하고 관객에게 인정받은 것도 행복하다"며 환한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해운대'의 행복을 즐기고 있다. 1000만은 하느님이 주시는 선물이 아닌가. 난 석 달 동안 인생이 바뀌었다. 영화 일을 하면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된 거다. 예전으로 돌아가라면 싫다. 이 순간이 좋다."
'해운대'는 각종 영화시상식에서 최다 관객상, 기획상 등을 받았지만 화제에 비해 많은 상을 받지는 못했다. 혹 섭섭하지 않냐는 물음에 윤제균 감독은 "전혀 욕심 안난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의 목표는 '우리나라도 할 수 있다'는 도전이었고, '우리 재난영화도 볼만하다'는 관객의 인정이었다. 그는 "당분간은 재미있는 영화, 새로운 영화에 도전하는 게 내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개봉해 할리우드의 위력을 떨친 재난영화 '2012', 역시 100억대 제작비가 들어간 '전우치'를 보는 그의 마음은 남다를 터였다. 그는 '2012'에 대해 "부럽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다"고 말했다. 드라마적으로는 '해운대'가 나았다고 생각하지만, 입이 떡 벌어지는 비주얼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현실적 예산 때문에 쓰나미에 집중하고 지진 장면을 포기해야 했던 그다. 윤 감독은 "'2012' 흥행도 '해운대' 영향이 컸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우치'를 보는 것은 전혀 다른 감흥을 안겼다. 편한 마음으로 스크린을 보면서 윤 감독은 "대학 합격하고 나서 다른 수험생이 수능보는 걸 보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떨리는 최 감독의 마음을 미루어 헤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해운대' 개봉 전 나는 잠이 다 안 왔다. 최 감독은 얼마나 떨리겠나"라며 "재밌게 봤고,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0년 제작자로서 영화 '하모니'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감독으로서 '템플 스테이'와 '제7광구'라는 두 개의 영화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할리우드 제작사와 합작으로 미국 배우를 한국 배우와 함께 캐스팅하고 미국에서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윤 감독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9년 시작할 땐 '위기'가 화두였는데, 2010년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국영화가 제 2의 르네상스를 맞았으면 한다. 나도 거기에 한 몫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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