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양두구육'발언에 日네티즌도 비난

최보란 인턴기자  |  2009.12.29 10:15
↑'무한도전'팀이 뉴욕타임즈에 게재한 비빔밥 광고(왼쪽), 구로다 가쓰히로 지국장의 칼럼 온라인 보도 화면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68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최근 비빔밥을 비하하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한 것과 관련, 일본 현지 네티즌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로다 지국장은 26일자 신문에서 비빔밥에 대해 “아름답게 나오지만 먹을 때는 숟가락으로 반죽하듯 맹렬하게 뒤 섞어, 질겅질겅하게 된 정체불명의 것을 숟가락으로 떠 먹는다”며 “비빔밥을 먹으러 간 미국인이 '양두구육'에 놀라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비하했다. 양두구육은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은 번지르르하고 속은 변변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를 접한 한국 네티즌들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이라며 “자국 문화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몇몇 네티즌들은 “덮밥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 섞어 먹는 것이 생소할 수 있지만, 이를 더럽다거나 천하다고 폄훼하는 것은 몰상식한 행동”이라고 쏘아 붙였다.
↑일본 커뮤니티 2채널에 올라온 관련 댓글들

구로다 지국장의 이 같은 발언에 일본 네티즌들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 2채널에 모인 네티즌들은 “일본 식사 예절이 있는 것처럼 한국에도 고유의 문화가 있는 것”이라며 “나라마다 매너나 도덕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 “비빔밥을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이 혼합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사실을 지적했을 뿐인데 망언으로 몰아 붙인다”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비빔밥에 대해 “맛은 있지만 확실히 보기에 좋은 음식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한국인들은 사실을 지적하면 강하게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망상이나 왜곡으로 치부한다”고 흥분했다.

한국에서 30년 가까이 지내고 있는 구로다 지국장은 지난 2007년에도 국내 케이블 시사 버라이어티 방송에 출연해 “위안부 문제는 한국의 경제적 사정, 즉 가난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하는 등 한국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왔다

한편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비빔밥 광고를 실었던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29일 "큰 언론사에, 그리고 높은 자리에 계신 분이 무식한 반응을 보이셨다"며 "그런 칼럼을 그대로 내보낸 언론사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함께 광고를 게재한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합리화 해 마치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처럼 칼럼을 쓴 것은 너무나 어이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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