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가 개봉 21일만에 700만 고지에 오른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는 지난 5일 전국 637개 상영관에서 14만 3694명의 관객을 모아 692만 2431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폭설에 발이 묶인 4일에만 19만명을 동원한 터라 6일 7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 같은 기세라면 8일 또는 9일께 '트랜스포머2'를 제치고 외화 1위에 등극할 전망이다.
'아바타' 흥행을 놓고 한국영화계는 각자 사정에 따라 주판을 튕기기에 바쁘다.
우선 극장은 기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아바타' 개봉에 맞춰 3D상영관을 많게는 1만 6000원까지 올린 터라 희색이 만연하다. 스크린수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가족관객까지 '아바타'를 관람하러 움직이고 있으니 이달을 넘어 2월까지 장기상영을 포석에 두고 있다. CGV를 비롯한 멀티플렉스는 '아바타'를 시작으로 올해 3D 상영관을 30% 가량 늘릴 계획이다. 시장이 형성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반면 '아바타'가 장기상영을 목표로 하자 1월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우치'가 '아바타'에 맞서 쌍끌이 흥행을 하면서 개봉관 잡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 7일 개봉하는 '용서는 없다'를 위시로 1월에는 14일 '페어러브'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웨딩드레스'가 포진해있다. 21일에는 '주유소 습격사건' '주문진'이 대기 중이며 28일에는 '하모니' '식객-김치전쟁'이 개봉한다.
저예산영화부터 다양한 개성을 가진 영화들이 '아바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물밑에서 개봉관을 잡기 위한 치열한 다툼이 오가고 있지만 쉬운 싸움이 아니다. 관계자들은 대작 쏠림 현상이 강해지면서 한국영화의 장점인 다양한 영화들이 채 꽃도 피지 못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극장들이 '퐁당퐁당'(교차상영)을 심하게 할 것 같아 벌써부터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작 쏠림이 단순히 외화에만 이어지는 게 아니라 한국영화에도 이어질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3D영화인 '아바타' 흥행을 눈여겨보는 사람들은 또 있다. 연평해전을 담은 '아름다운 우리'를 준비 중인 곽경택 감독은 일부 장면에 3D를 준비하고 있다. 윤제균 감독도 '7광구'에 3D를 사용할 계획이다. 3D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로서는 '아바타'는 살아있는 교재이자 넘어야할 산이다.
'아바타'는 현재 추세라면 외화 최초로 1000만명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새해 내린 눈이 사람에 따라 서설과 눈폭탄으로 갈리는 것처럼 '아바타' 장기흥행도 한국영화에 여러 의미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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