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라 "연기 절실했다..엽기이미지도 사랑해"(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10.01.20 07:00
배우 황보라 ⓒ 유동일 기자 eddie@

배우 황보라는 엽기 발랄 4차원이란 이미지가 컸다. 그녀의 큰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저절로 호기심이 느껴진다. 여기에 보이시한 톤은 중성적 매력으로 신비감이 들게 한다.

그녀는 지난 2004년 라면 CF로 이름을 알린 황보라는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 등에서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선보인 후 꾸준히 충무로와 인연을 맺었다. 정윤철 감독의 '좋지아니한가'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급행열차 타라!' 등 충무로의 최고 감독들과 작업을 했다.

그녀의 이 같은 행보는 솔직히 자의반타의반이었다고. 드라마 오디션을 통해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낙점되지 못했다.

"드라마 오디션은 미팅을 하더라도 최종 캐스팅되지 못했다. 충무로에서는 보이시한 제 목소리 톤 자체를 장점으로 봐주는 것 같다. 보이는 비주얼이 아닌 묘한 매력이 있다고 평가해줘 너무나 감사하다."

그녀에게 하명중 감독의 '주문진'은 또 다른 색깔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였다.

황보라는 '주문진'에서 펜션을 운영하게 된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강원도 소녀 지니 역을 맡았다. 첫 사랑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고스트(김기범 분)를 만나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초반 극중에는 실감나는 강원도 사투리로 엽기 발랄한 매력을 선보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진실성 있는 사랑의 감정연기를 선보인다. .

그녀에게 '주문진'은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 중 가장 출연분량이 많은 작품이다. 하지만 주인공이라는 점보다 하명중 감독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 정윤철 감독은 "충무로를 이끌었던 하명중 감독과 작업하는 마지막 세대의 배우가 될 것"이라고 충고했고, 황보라는 연기에 욕심이 생겼다.
배우 황보라 ⓒ 유동일 기자 eddie@

"아직 배우로써 제 정체성을 잘 모르겠다. 활동기간보다 작품수가 적은 것은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번 작품은 하명중 감독님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정말 지니의 느낌으로 살고자 외부와 연락을 두절하고 연기에 몰입했다."

완성된 작품은 황보라의 신선한 매력이 담겼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조금씩 고스트에 끌려 사랑에 빠지고 후반부 그를 지키기 위해 달리는 모습에서 그녀의 고민이 느껴진다. 황보라의 몸무게는 영화 촬영 중 집중을 위해 밥을 굶은 탓에 50kg에서 44kg까지 줄었다. 또 극중 뛰는 장면을 위해 매일 2~3시간씩 달렸다. 그녀가 이 같이 막무가내로 최선을 다한 이유는 무엇일까?

황보라는 "연기가 절실했다"고 말한다. CF로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꼭 하고 싶은 작품과는 인연이 되지 않았고 그만큼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또 영화 '좋지아니한가'의 흥행 실패는 대중들과 소통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공백기를 겪으면서 데뷔 때 얼마나 행복한 아이였는지 깨달았다. 더 절실해야겠다. 더 착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녀는 연기를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이미지든 어떤 연기든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어떤 사람들은 엽기 이미지를 언제쯤 벗을 거냐고 핀잔하지만 그것마저도 너무나 감사하다고. 이제 황보라는 몸을 쓰는 액션연기에 도전하고 싶다. "운동신경이 없긴 하지만 홍콩 액션영화의 여배우나 몽환적인 매력이 있는 역할? 중성미를 벗어 여성미가 느껴지는 캐릭터도 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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