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1000만시대, 韓영화의 자세①

전형화 기자  |  2010.01.20 09:16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가 외화 천만시대를 연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는 19일까지 950만명을 동원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3일께 외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외회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것은 '아바타'가 처음이다. '아바타'는 개봉 한달째에도 여전히 평일에 10만 관객을 동원할 뿐더러 3D 상영관은 2월까지 상영이 지속될 계획이다. '아바타'는 이미 극장요금 인상과 3D 상영관 요금 인상 등으로 역대 국내 최대 수입을 올린 영화로 기록됐다.

'아바타'가 파죽지세로 한국영화 시장을 초토화하자 영화 관계자들은 저마다 셈이 빨라지고 있는 있는 상황이다. 일단 개봉영화들은 줄줄이 피해를 보고 있다. '아바타'와 '전우치'가 쌍끌이 흥행을 이루면서 극장을 장악하고 있자 다른 영화들은 교차상영에 내몰릴 뿐더러 스크린을 확보하기조차 여의치 않다.

'웨딩드레스' '페어러브'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등 지난 14일 나란히 개봉한 영화들은 일주일만에 극장을 속속 놓치고 있다. 관객들이 찾아보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개봉을 앞둔 '식객2' '주유소습격사건2'도 상황은 마찬가지. 극장잡기에 혈안이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아바타'가 2월까지 극장에서 롱런할 경우 1월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

뿐만 아니다. '아바타'가 외화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하게 되자 외화 수입업자들을 비롯해 영화 관계자들이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 한국영화가 좀처럼 수입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인데다 외화에 대한 관객 쏠림 현상이 더 커지자 외화 수입으로 아예 방향을 돌리고 있는 것.

영화 제작과 수입을 같이 하는 한 제작사 대표는 "한국영화 개봉작이 많지 않는데다 지난해 수입한 외화가 적은 만큼 외화 수입에 더욱 몰릴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영화 제작에 투입될 돈이 외화 수입으로 몰리게 되면 동맥경화 현상이 더욱 악화돼 제작 여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

'해운대'에 이어 '2012' '아바타' 등 관객이 대작을 찾는 경향이 더욱 커지면서 한국영화도 대작으로 추진되는 현상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전쟁영화들 외에도 '해운대' 못지않은 재난영화도 추진 중인 터라 이 같은 현상은 눈여겨 볼 지점이다. 한국영화 다양성을 상징하는 30억원 가량 규모의 영화들이 더욱 줄어들고 10억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와 대작영화로 양극화되는 경향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가 3D 시장을 확인시킨 터라 한국영화 중 3D 영화들도 제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제균 감독과 곽경택 감독 등 이미 3D영화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은 감독들 뿐 아니라 제작을 앞둔 SF영화들도 3D 제작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화 흥행작들이 SF가 다수인만큼 관객의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바타'는 현재 추세라면 역대 국내 1위인 '괴물'의 1300만명도 넘볼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관객이 외화에 쏠리면서 한국영화를 점차 외면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과연 '아바타'가 연 외화 1000만 시대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한국영화 관계자들의 고민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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