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미래인가' 아바타 새논란

전형화 기자  |  2010.01.29 01:54

'아바타'는 영화의 미래인가. 외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를 놓고 영화계의 고민이 깊다. 3D가 영화 산업의 미래인 것처럼 포장되고 한국영화도 빨리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것처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28일 밤12시 방송된 MBC '100분 토론'은 그런 현실을 잘 보여줬다. 이날 토론회는 '아바타'는 한국영화의 미래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이준동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심영섭·진중권 영화평론가,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기술연구소 소장, 옥임식 2I(투아이) 디지털 이사 등이 참석해 각자 생각을 토로했다.

심영섭과 진중권 두 평론가는 '아바타'에 상당한 점수를 줬다. "영화의 미래"라는 데 동의했고, 진중권씨의 경우 "시네마 애프터 시네마"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극찬을 퍼부었다. 진씨는 '아바타'가 3D 기술을 서사에 잘 접목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심영섭씨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심씨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한국영화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3D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3D라는 기술이 하나의 특색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중권씨는 영화산업이 3D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것은 틀림없다며 덧붙였다.

반면 이준동 부회장의 뜻은 달랐다. 이준동 부회장은 3D가 영화산업에 영향을 주겠지만 3D가 영화의 미래는 결정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영화가 주는 여러 가지 즐거움이 단순히 시각효과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야기가 선행돼야 할 뿐더러 3D가 활성화된다고 하더라도 2D 영화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영화 미래 역시 3D에 있지 않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조희문 영진위원장은 신중론을 펼쳤다. 조 위원장은 "'아바타'는 영화의 현재"라며 "3D에 주목할 수밖에 없지만 정책을 펴는 데 있어서 그것에 전부를 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과거에서 3D가 나왔지만 다시 2D 시대가 왔다"면서 "어떤 결과가 올지 모르기에 정책 차원에서 대비는 하되 3D가 미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바타'가 한국영화에 화두를 던진 것은 패널들이 모두 동의했다. 이준동 부회장은 "할리우드의 압도적인 물량공세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영화 총 제작비가 대략 3200억원인데 '아바타' 한편 제작비가 6000억원이 넘는다고 점을 부각시켰다. 때문에 이 부회장은 한국영화가 살 길은 할리우드의 물량공세에 똑같은 방식으로 맞서서는 안되고 그럴수도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영섭씨는 "한국감독들이 '아바타'의 저주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심씨는 "자칫 '아바타'의 장점을 못보고 애국주의로 반대해서는 역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위원장은 "시장에서 이뤄질 문제"라면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진중권씨는 영화 같은 창작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투자가 필요한데 삽질에 투자하고 있다고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 이준동 부회장은 영진위가 과거와는 달리 영화계와 소통이 부족하다며 원활한 소통이야말로 한국영화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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