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출범한 조희문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체제가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심각하게 갈등을 겪고 있다.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는 것. 독립영화계에선 이 같은 갈등이 보수단체들의 문화계 장악과 연계돼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 선정이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며 부당한 공세를 중단해달라고 주장했다. 조희문 위원장은 "투명한 선정절차를 가졌다"면서 "의도적으로 특정 단체를 배제한 게 아니며 특정한 단체를 지원한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가 사업자 선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법적인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한 것이다.
이번 사태는 영진위가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의 새 운영자로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와 시민영상문화기구를 각각 선정하면서 불거졌다. 지난해까지 두 시설은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영진위 위탁을 받아 인디스페이스와 미디액트라는 이름으로 운영해왔다.
독립영화협회는 영진위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 밖에서도 한독협측이 피켓시위를 벌였다. 기자회견에서도 한독협 사무총장이 영진위원장의 설명에 강하게 반발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독협은 전용관과 센터 운영이 애초 독립영화협회가 영진위에 제안해 시작된 사업이며 운영 실적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갑작스럽게 바꾸는 게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독협은 이 같은 선정이 영화계에 불고 있는 보수단체 지원 바람에 편승한 게 아니냐는 지적했다. 선정된 단체들이 보수성향을 띠고 있으며, 최근에 설립됐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실제 한독협은 지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8년간 영진위의 위촉을 받아 전용관과 센터를 운영해왔다. 실제 이번에 사업에 선정된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출범했으며, 시민영상문화기구는 지난 1월 설립됐다.
이와 관련해 영진위는 한독협이 지난해 4월 국회가 감사원에 청구한 감사 요구와 관련해 감사를 받아 위원회 보조금에 대한 부적절한 사용으로 위해 환수조치를 받았다면서 이번 공모에 자격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독협은 "감사결과가 공표되지도 않았다"면서 "부당한 주장이다"고 반박했다.
영진위와 한독협의 갈등은 최근 영화계에 불고 있는 보수화 바람과 관련, 향후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문화부에 의해 해임된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법원의 해임 집행정지 결정이 난 데 이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위원장 교체 등 각종 현안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영진위는 지난해 9월 조희문 위원장을 수장으로 맞아들였다. 지난해 6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를 받았고 강한섭 위원장이 7월 책임을 물어 사퇴했다. 그 과정에서 영진위와 영화계가 소통이 어려워졌다는 자성론이 일었다.
조희문 영진위 체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 가운데 시작됐다. 과연 영진위가 영화계와 소통을 제대로 이뤄갈 수 있을지,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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