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배삼룡 '2억6천 병원비' 해결방안 3가지

김겨울 기자  |  2010.02.24 12:13
고 배삼룡 유가족,아산병원


코미디계의 대부 배삼룡이 23일 새벽 2시 11분생을 마감했다. 60여 년을 희극인으로 살아온 '국민'희극인답게 고인의 장례식장은 쓸쓸하지 않았다. 여느 장례식장 보다 선후배 동료 희극인들 뿐 아니라 정재계 인사들까지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하지만 고인에 대한 숙연한 조문이 끝나기도 전에, 25일 고인의 발인을 앞두고 2억 6000만원의 체납된 병원비 문제로 빈소가 시끄럽다.

이는 지난해 12월 아산 병원 측이 2007년부터 입원해 진료를 받아 온 고인의 입원 치료비와 소송비용을 포함한 2여억 원의 비용을 지불하라는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데 대한 문제로 유가족 측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가족 측은 장례식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나, 서울 아산병원 측은 다른 환자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24일까지 병원비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기 전에는 장례절차를 협조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유가족 측과 병원 측이 끝내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최악의 경우 병원 측이 발인에 앞서 고인의 시신을 내주지 않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4일 유가족 측과 병원 측이 고인의 병원비와 장례절차에 관해 담판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진 만큼 양측이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방안과 그 가능성을 짚어봤다.

우선 유가족 측이 병원비를 빠른 시일 내에 직접 해결하는 방안이다. 유가족 측은 아산병원이 체납된 병원비 청구 소를 제기할 때부터 현재까지 일관되게 병원비를 갚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고인의 유산 상속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세 번에 걸친 결혼으로 가족들도 모르는 은행 계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다.

금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인에게 가족들도 모르는 은행 계좌가 있을 경우 사망진단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유산 상속인들의 모든 동의를 얻은 사인을 가지고 오면 열람과 인출이 가능하다.

생전에 고수익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진 고인이 자신의 계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유가족 측은 체납된 병원비를 해결하고,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 하지만 거꾸로 남겨진 유산이 턱없이 없을 경우 유가족 측은 상속을 포기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럴 경우, 병원비 문제를 놓고 유가족 측과 병원 측의 대립은 가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희극인 협회의 모금 활동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엄용수 위원장을 비롯해 희극인은 지난해부터 고인의 병원비 문제에 대해 모금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3000여 만원 정도 모금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병원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또 희극인들 중에 상위 10%를 제외하고는 매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희극인 협회 측에서는 일괄적인 금액을 모금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엄 위원장은 "고인보다 더욱 어려운 활동을 영위해가는 분들도 계셔서 우리가 모금하자고 계속 주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희극인 협회의 모금 활동으로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지막으로는 고인이 60여 년 동안 희극인으로 살아 온 노고를 인정, 뜻있는 후원자들이 이 병원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다. 고인은 생전에 서민을 위한 코미디를 통해 우리 국민을 울고 웃게 했다. 그런 그에 대한 그리움으로 익명을 요구한 후원자들이 여러 차례 고인 측에 연락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병원비 문제를 병원 측과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희극인협회와 마찬가지로 병원비 액수가 워낙 큰 데다 고인이 일반 병실이 아닌 1인실을 고집해온 데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점도 있어 쉽게 해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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