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구봉서,故배삼룡 '휠체어 조문'

김현록 기자  |  2010.02.24 11:32
ⓒ이명근 기자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타계한 동갑내기 단짝 코미디언 고 배삼룡을 조문했다.

구봉서는 24일 오전 10시50분께 아내와 함께 고 배삼룡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침통한 표정의 구봉서는 지팡이를 들고 휠체어에 탄 채 조용히 조문에 나섰다.

구봉서는 거동이 불편해 유가족들의 부축을 받는 가운데서도 단짝 코미디언의 영정 앞에 절을 하고 마지막 술잔을 올렸다.

마침 이날 오전에는 KBS코미디언 실장 공모가 있는 관계로 빈소를 지키고 있던 코미디언들이 없어, 구봉서는 조문을 마치고 유가족을 위로한 뒤 바로 빈소를 나섰다.

조문 내내 굳은 표정으로 입을 꾹 닫았던 구봉서는 조문을 마친 뒤에야 "왜들 이렇게 없어"라고 섭섭한 기색을 내비쳤다. 구봉서는 "해결 잘 해, 죽고 난 다음 잘 가게"라며 유가족들에게 밀린 병원비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뇌졸중으로 쓰려져 투병중인 구봉서는 몸이 불편한 상황이지만 먼저 떠난 동갑내기 단짝을 꼭 조문하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구봉서는 동갑내기 코미디언 배삼룡과 함께 1970년대 한국 방송 코미디를 이끈 명콤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23일 고 배삼룡의 타계 소식을 들은 구봉서는 "친구가 먼저 떠나 힘들다"며 깊은 슬픔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고 배삼룡은 2007년 6월 흡인성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23일 오전 2시11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향년 84세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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