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4' 김원준·배기성·이세준·최재훈 "우리 무기는 추억"

(인터뷰)

이수현 기자  |  2010.02.25 10:47
M4 배기성, 김원준, 최재훈, 이세준(왼쪽부터) ⓒ사진=제이제이홀릭미디어
알고 보면 여자들의 수다보다 무서운 것이 남자들의 수다다. 더군다나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산전수전 다 겪으며 쌓아온 우정 넘치는 남자들의 수다는 무적이다.

여기 그렇게 무서운 수다를 선보일 수 있는 네 남자가 있다. 김원준, 유리상자의 이세준, 캔의 배기성, 그리고 최재훈. 이들은 인터뷰 내내 웃음꽃을 피웠다. 인터뷰 자리가 아니라 어딘가의 술자리에 있는 것처럼.

네 남자가 모여 만든 그룹 M4와의 수다는 유쾌했다. 그건 이들이 이번 그룹 활동을 즐기고 있다는 진심이 잘 전해졌기 때문이다.

"세 친구 모두 배울 점이 많은 친구들이에요. 무조건 M4는 오래 할 수 있는 그룹이라고 생각했죠. 저희가 정답이어서가 아니에요. 그냥 진짜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대중들에게 와 닿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그룹은 저에게 원동력이에요. 휴식 같은 일이랄까."(김원준)

'더 스토리 오브 M4'라는 음반에서 이세준은 김원준의 '모두 잠든 후에',최재훈은 유리상자의 '순애보', 김원준은 캔의 '가라가라', 배기성은 최재훈의 '널 보낸 후에'를 각자의 목소리로 재탄생 시켰다. 결과물은 네 사람 모두에게 만족감을 선사할 정도로 잘 나왔다.

또한 M4 네 명의 목소리가 모두 담긴 타이틀곡 '널 위한 멜로디'는 기존의 팬들에게는 추억을, 이들의 음악이 생소한 젊은 층에는 아이돌의 음악과는 또 다른 맛을 선사한다. 오랜 친구들의 우정 뿐 아니라 잘 다져진 음악성으로 무장한 것이 M4다.

사실 M4의 기원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네 사람은 술자리에서 몇 번이나 '그룹 한 번 만들자'란 이야기를 나눴지만 술자리 이야기가 다 그렇듯 다음날이면 흐지부지 되곤 했다.

하지만 '사장' 이세준이 진지하게 '그룹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던지자마자 일은 일사불란하게 진행됐고 채 3개월의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이들은 결과물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만큼 준비돼 있었던 작업이란 뜻이다.

"그룹 만들자는 이야기 나오고 처음 만난 자리에서 다 결정 됐어요. 누가 어떤 노래를 부를까 하는 것 까지 한 번에 정리했죠. 의견 차이 같은 건 없었어요.(최재훈)"

그저 툭탁거리며 놀기만 하는 것 같아도 이들은 각자의 역할 분담도 확실히 하고 있다. 배기성은 리더, 이세준은 사장, 김원준은 팬카페 운영자다. 최재훈은 '고음담당'이라며 웃었다.

M4 이세준, 배기성, 최재훈, 김원준(왼쪽부터) ⓒ사진=제이제이홀릭미디어
무적의 네 사람이 뭉친 이 그룹은 이제 가수들의 필수 코너처럼 되어버린 예능 프로그램 적응도 마쳤다.

"기성이야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재훈이나 원준이는 상대적으로 대중들이 침체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걸 보고 안타까워서 밝은 곳으로 끌어올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저랑 기성이가 함께 소개해주면 덜 서먹할 것 같았어요.(이세준)

재훈이가 활동을 시작하니까 숨어있던 팬들이 놀라울 정도로 모이더라고요. 재훈이가 남자팬이 좀 많아요. 대마왕 같은 이미지랄까요.(배기성)

방송이라고만 생각하면 못 했을 텐데 그런 계산 없이 저희끼리 즐긴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예능 프로그램 나가면 서로 더 망가지려고 하고.(최재훈) 친하기 때문에 나오는 그림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레 어깨동무 하는 모습 같은 것들. 한 카메라 감독이 너무 좋아보여서 자기도 모르게 저희를 찍었다고 하더라고요.(김원준)"

아이돌 그룹이 범람하는 시대에 10년 이상의 내공을 가진 '대선배'들이 뭉쳐 만든 음반에는 분명이 다른 점이 있을 터다.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저희에게는 추억이란 무기가 있잖아요. 다만 그 추억 때문에 늙다리 같은 느낌을 받진 않았으면 좋겠어요.(이세준) 그래도 그렇게 많이 봐주지 않아서 참 다행이에요. 어느 순간 우리나라도 활동하는 연예인의 세대 폭이 많이 넓어진 것 같아요.(배기성)"

이제 막 시작한 M4의 활동은 4월 10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오는 4월 9일과 10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여는 공연을 끝으로 이들은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하지만 섭섭해 할 필요는 없다. M4의 음악은 계속 될 테니까.

"10년 뒤 쯤에는 'M4'라는 음악의 브랜드가 제대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김원준) 10년 뒤에는 '이제 지겨우니까 제발 그만하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꾸준히 M4 활동을 이어가는 게 목표죠.(이세준)

그 때쯤이면 각자 자식들을 키워 'M4 주니어'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배기성)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웃고 즐기면서 작업할 수 있는 친구들이라 감사하죠. 사이좋게 오래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이세준) 전 긍정의 힘을 믿어요. M4는 잘 될 거에요.(김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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