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함께 울고웃고..중장년층 관객 순수"

김지연 기자  |  2010.03.14 11:35


가수 김장훈이 그냥 보이는 대로, 느껴는 대로 함께 울고 웃어주는 중장년 관객들은 참 순수한 관객이라며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김장훈은 11일 오전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아줌마 관객이 좋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최근 중장년층 앞에서 공연을 한 소감을 밝혔다.

김장훈은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많이 바빴다"며 "먼저 클럽공연이 연기되었음을 알려드리게 돼 나 또한 섭섭하고 허전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오직 노래와 친구, 술에 묻혀 간만에 심하게 젖어 볼 날을 누구보다 꿈꿔왔는데 여러 가지 정황 상 연기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돼 이 같은 판단을 하게 됐다"며 "다시 날을 잡겠다"고 덧붙였다.

김장훈은 또 "이 정황에 대해서는 차차 아시게 될 것이다. 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이라며 "노래와 녹음, 뮤직비디오 촬영으로 일정이 바쁘다. 올해는 다작 모드다. 반드시 국민가요를 만들겠다"고 약속의 말을 했다.

곧이어 그는 지난 10일 부산에서 한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김장훈은 "부산에 다녀왔다. 모 백화점의 1주년 기념 공연이었는데 아시다시피 목 컨디션이 안 좋았다. 사실상 최악이었다"며 "그런데 1시간45분 공연을 했다. 무척 재미있고 행복했다. 가수는 관객이 좋아하고 행복해 하면 그게 행복"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수천 번 무대를 올랐던 이 짬밥에 내공이 없으면 그게 바보겠지만 무대라는 세상이 워낙 심오하고 변화무쌍한 곳이라 수없이 경험하고도 늘 미지의 세계"라며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 하는 곳, 그래서 같은 노래를 해도 다르게 와 닿는 곳이다. 어제는 진짜 상황과 상관없이 신기할 만큼 불편함이 없었다. 끝나고 나니 그냥 '나는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노래를 한 것뿐'이란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관객은 주로 중장년층이었다. 예전에는 '청년들은 반응이 강하고 중장년층은 반응이 약하다'고 누구나 그렇듯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날부터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며 "표현이 약한 것이지 반응이 약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장훈은 "크게 안 웃는다고 안 웃는 것이 아니며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저앉은 것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굳이 관객들을 일으켜 세우지 않는다. 그대로 충분하니까"라며 "무대에서의 개인적인 느낌인데 내게 있어서 중장년층의 관객들은 가장 순수하다. 내가 아프게 노래하면 아파하시고 웃음을 보이면 함께 웃어주시고, 심지어 내 맘을 보듬어 달라하면 안아주시기도 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그냥 보이고 느껴지는 대로 그것만 간직하시고 때로는 눈을 감으시고 정말 집중해서 노래를 감상하신다. 다시 말해 분석하지 않는다"며 "어쩌면 모든 가수들이 가장 소망하는 그냥 순수자체의 관객이다. 물론 청년이 불순하다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장훈은 "글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느낌들이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분명히 그 분들 마음속에 소년소녀가 있다"며 "나 또한 마음속에 소년이 있다. 야한 소년"이라고 적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김장훈은 "사람에 따라 아픈 소녀가 혹은 행복한 소녀가 있다"며 "내 임무는 그 순간 소녀를 꺼내드릴 수 있다면 그 이상 행복이 없겠다. 결국 어제 소녀들을 만나고 왔으니 행복하다. 세상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누구나 힘든 날들이겠지만 가끔은 소년과 소녀로 살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 소년과 소녀가 바로 여러분의 엄마이고 아빠다. 가끔은 그분들을 그렇게 바라봐 달라"며 "열찬 스탠딩 공연에 함께 뛸 수 있고 일어나지 않아도 가슴 벅차오르는 공연을 할 수 있다. 어쩌면 그 부분에서 내가 가장 행복한 가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맺음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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