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CNN 인터뷰 우리도 놀랐다"(인터뷰)

이수현 기자  |  2010.03.20 09:28
에픽하이의 미쓰라진(왼쪽)과 타블로 ⓒ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2인조 에픽하이는 어떤 모습일까. DJ 투컷의 빈자리 때문에 우울해 할까, 아니면 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더 열심일까.

에픽하이의 타블로와 미쓰라진이 DJ투컷 없이 스페셜 음반 '에필로그'를 발매했다. DJ투컷은 군복무 중이지만 두 사람은 "함께 내는 음반"이라고 주장했다. 활동만 두 사람이 하는 것뿐이라고.

"원래는 이 음반을 낼 생각이 없었다. 6집 '[e]'가 몇 년간의 공백을 위해 팬들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DJ투컷이 입대한 뒤 전화를 했다. 자기가 없어도 음반 하나를 더 하라고 이야기 하더라. '플라이(Fly)'처럼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노래를 부르라고.(타블로)"

타블로의 말처럼 그간 에픽하이는 '플라이', '원', '혼자라도' 등을 통해 희망이란 메시지를 담은 노래들을 많이 불러왔다. 이번 타이틀곡 '런' 또한 "가슴에 꿈이 찰 때까지 달려가"라고 격려한다. 악동 이미지의 에픽하이가 이런 노래를 끊임없이 불러온 이유는 뭘까.

"불가능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에픽하이가 시작부터 성공가도를 달려온 것은 아니다. 에픽하이가 대중에게 제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평화의 날'도 1집이 아닌 2집 수록곡이다. 대중적인 인기를 선사한 '플라이'는 3집 타이틀곡이다. "팬들조차도 우리의 성공을 믿지 않았다"고 말하는 에픽하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이뤄진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에픽하이 자체가 탄생하기 힘든 그룹이었지 않나. 평범하게 생기고 잔재주는 많지 않지만 음악을 좋아해 포기하지 않고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잘 됐다. 팬들 또한 지금 우리의 성공을 보고 놀란다. 그래서 어느 누구보다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타블로)"

"CNN 인터뷰, 우리도 놀랐다"

에픽하이는 최근 비, 이병헌 등에 이어 미국 유명 뉴스채널인 CNN의 '토크 인 아시아'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CNN이 먼저 제안해서 이뤄진 이 인터뷰에서 CNN은 이들에게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비결을 물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에픽하이가 CNN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내용이다.

에픽하이는 '에필로그' 발매 직후 타이틀곡 '런'을 당당히 미국 아이튠즈 힙합 차트 1위에 올려놨다. 한 번도 미국에서 제대로 프로모션을 진행해보지도 않았던 이들이 어떻게 이런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까.

"솔직히 우리도 놀랐다. CNN 측에서 왜 유럽이랑 미국에서 인기가 많으냐고 묻길래 '우리가 인기가 많으냐'고 되물었다. 우리는 해외 프로모션을 따로 한 적이 없다. 그냥 음악을 인터넷에 공급한 것뿐이다. 우리가 해외에 알려지게 된 건 전적으로 미디어 2.0 덕분이다. 셀프 PR이 가능한 시대가 온 거다. 해외에 나가서 인연을 만들고 할 필요 없이 계속 원하고 하다보면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미쓰라진)"

"라디오헤드가 해외 진출한다고 한국 오진 않잖아요"

올 초 프랑스 미뎀에서 열린 공연 또한 성공리에 마치고 온 에픽하이. 이만하면 해외 활동도 욕심나지 않을까. 더군다나 해외파 타블로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데 한 번쯤 생각해본 적도 없을까. 하지만 이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들의 대답이 진국이다. 어쩌면 이런 마음가짐이 앞으로도 에픽하이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라디오헤드가 해외 진출한다고 한국 찾아오진 않잖아요. 왜 국내 그룹은 해외 진출한다고 6개월, 1년 나가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여기서 열심히 하고 있으면 알아주지 않을까. 기회가 생긴다면 마다하진 않을 거다. 하지만 일부러 나가고 싶진 않다. 우리 팬들이 다 여기 있지 않나. 이곳에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타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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