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새벽'이라 쓰고 '충무로 최대기대주'라 읽는다

김관명 기자  |  2010.05.26 07:50
송새벽 등장 장면. 왼쪽부터 '마더' '방자전'

'세븐 데이즈'에서 "넌 묵비권을 행사할 수 없고 변호사를 불러도 소용없다"며 미란다 원칙을 단박에 비꼰 형사 박희순, '영화는 영화다'에서 허장성세 영화감독의 못난 전형을 제대로 보여준 고창석('의형제'에서 빵 터진 베트남 갱단 두목도 바로 그였다), 그리고 '7급 공무원' '시크릿'의 류승룡, '국가대표'의 조진웅..관객은 이들을 신 스틸러라 부른다.

이제 한 명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오는 6월3일 개봉하는 '방자전'(감독 김대우)의 송새벽이다.

사실 '방자전' 홍보 팸플릿에 보면 주인공 방자 역의 김주혁, 춘향 역의 조여정, 몽룡 역의 류승범 정도만이 '자세하게' 인물소개 돼 있다. 전작은 어떻고, 캐릭터는 어떻고. 아, 전설의 호색한 영감 역의 오달수도 있다. 그러나 변학도 역의 송새벽은 그야말로 이름 석 자만 팸플릿 귀퉁이에 적혀 있다. 25일 언론배급 시사회에선 무대인사 '자격'(?)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방자전'이 개봉하면 아시겠지만 이 송새벽의 파워, 포스, 그리고 빵 터트리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코믹연기의 달인 오달수야 김대우 감독의 전작 '음란서생'에서 이미 확인한 호색한 캐릭터까지 다시 얻었으니 두 말할 나위 없지만, 영화 중후반 돼서야 나오는 변학도 캐릭터는 '방자전'이 내세우는 최고의 신 스틸러, '깜놀' 히든 카드임에 틀림없다.

영화속 변학도는 이몽룡과 한양에서 '개고생' 동문수학한 끝에 과거에 급제, 남원 현감으로 발령이 나는 인물이다. 물론 어사는 이몽룡 차지다. 여기까지는 원전 춘향전과 엇비슷하다. 그러나 그렇게나 피똥 싸며 공부한 이유가 "여자들과 원 없이 자기 위해서"라는 의외의 수줍은(?) 속내가 드러나면서부터 변학도 캐릭터는 풀어놓은 망아지마냥 펄펄 난다.

극단 연우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송새벽은 이런 캐릭터를 확실히 살게 한 주인공이다. 조곤조곤, 수줍은 듯, 소심한 듯, 어눌하게 말을 꺼내놓지만 한번 뒤틀리면 물불 안 가리는 영락없는 '범생형' 싸이코의 눈빛이, 필설로 옮길 수 없는 그 말투가 송새벽에게선 살아있다. 순둥이처럼 대하던 춘향과 방자에게 느닷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그 모습에선 '넘버3'의 재떨이 이미지가 딱이다. 사석에선 그렇게나 점잖은 그 배우인가 싶을 정도로.

그런데 알고보면 송새벽은 진작 빛난 충무로 기대주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에서 어리바리 원빈이 살인 혐의로 경찰서에 붙잡혀 왔을 때, 속사포 랩 수사실력을 과시하면서 세팍타크로 발차기 솜씨를 선보인 형사가 바로 송새벽이었으니까. 원빈 입에 사과를 물리고 발로 휘둘러 찬 그 장면은 순식간이었지만 워낙 강했다. 물론 사건을 수사하는 의경들을 향해 "요즘 애들, 'CSI' 봐서 되게 샤프해요"라는 촌철살인 대사를 날린 것도 그다.

송새벽은 여느 신 스틸러가 그렇지만 다음 행보가 훨씬 기대되는 배우다. 이미 권혁재 감독의 '해결사'와 윤제균 감독의 3D영화 '제7광구'에 캐스팅됐다. 그야말로 감독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 송새벽, 어서, 어떤 캐릭터를 들고라도 와라. 관객은 준비가 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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