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언니'는 제겐 첫걸음마와도 같아요. 어릴 적 첫 발을 땠을 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듯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이젠 '연기돌'이다. 아이돌그룹 2PM의 택연이 연기자로 거듭났다. 택연은 KBS 2TV 수목극 '신데렐라 언니'를 통해 연기 데뷔 신고를 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극중 은조(문근영 분)가 어릴 적 차려준 따뜻한 밥 한 끼에 평생 순정을 다 바칠 것을 다짐하는 정우 역으로 출연했다.
무대 위 화끈한 퍼포먼스로 '짐승돌'의 대표적 주자로 꼽히던 택연은 이 드라마에서는 순박한 '우직남' 정우 역으로 완벽 변신에 성공했다. 나름의 최선을 다한 택연에게 가수 출신 연기자들에 의례 따르던 '연기력 논란'은 다행히도 없었다.
'신데렐라 언니' 종영일인 3일 오전 그를 만났다.
-오늘 종영하는데 소감이 어떤지.
▶시원섭섭하다. 음반이랑 함께 해 힘들었는데 잘 끝나 아쉽기도 하고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게 돼서 뿌듯하다.
-'신언니'를 몇 마디로 정의하자면.
▶첫걸음이다. 집에 보면 걸음마 사진이 있는데 그건 계속해 기억에 남더라. 첫 드라마니 영원히 기억할 것 같다.
-순애보를 펼쳤는데 원래 사랑할 때도 지고지순하고 퍼주는 스타일인가.
▶지고지순한 스타일 인 것 같다. 나쁜 남자는 아니다. 하지만 정우는 너무 물러터진 것 같다. 10년 동안 좋아했는데 고백도 못하고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저 같으면 조금 더 대시를 조금 더 강하게 했을 것 같다. 저랑은 살짝 다른 것 같다.
-연기는 재밌었나.
▶처음에는 무섭고 그랬다. 감독님이 처음에는 제가 연기가 처음인지를 모르셨던 것 같다. '자기시선을 주라'고 하셨는데 제가 '자기시선'이라는 용어를 몰라 가만히 있으니 혼내셨다. 이후에는 조언도 해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셨다.
-연기점수는 몇 점이나?
▶제가 눈물이 없는 편인데 슬픈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오더라. 그것 하나는 잘한 것 같다.
-연기레슨을 받았나.
▶들어가기 전에 몇 번 받았다. 근데 선생님이 저보다 더 바쁘셔서 발음 발성 위주로 연습했다. 그게 좀 아쉽다. 선생님이 존 더 봐주셨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기자로서 모습에 만족하나.
▶부모님이 주신 모습에 만족한다. 볼 살이 빠져서 좀 그렇다고 하더라. 좀 찌우려고 한다.
-정우의 모습이 극중 순박하게 나왔는데 만족스러운가.
▶처음에는 많이 아쉬웠다. 순박하게 보이기 위해 일자머리도 하고. 옷도 촌스럽게 하기도 했는데 처음인데 그래도 좀 멋있게 나올 수도 있지 않나 싶었다. 정우의 역할을 생각하니 이해가 좀 됐다. 다음에는 멋지게 입고 싶다.
-맨 처음에 '신데렐라 언니' 제의를 받았을 때 느낌은?
▶걱정이 많이 앞섰다. 잘할 수 있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시놉시스를 받고 제가 과연 이 역할이 어울릴까하고 많은 분들께 보여드렸다. 저희 멤버들은 많이 반대를 했다. 앨범도 나오고 그러는데 드라마와 병행을 할 수 있겠느냐. 만약 못하게 되면 택연의 이미지 뿐만 아니라 2PM의 이미지가 실추 될 수도 있다고 걱정을 했다. 사실 반대한 분들이 많았다. 진영이 형은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오케이를 내렸다. 하라고 했던 분이 손꼽아 4명 정도였다. 안무팀장이랑 사장님, 진영이형이랑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뭐라고 하셨나.
▶어머니는 제가 다방면에서 제가 모두 하는 걸 바라신다. 처음이라 잘하지 못하겠지만 좋은 경험이 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2PM 멤버들 평가는?
▶제가 출연해서 그런지 모두 '신데렐라 언니' 애청자들이다. 닉쿤도 보면서 이 신은 잘한 것 같다고 하기도 하고 찬성이도 함께 연기 연습도 해주고. 오글거리는 대사하면 '와!'하고 소리치고 그랬다(웃음).
-문근영이 처음에 세심하게 많이 도와줬다는데 첫 이미지는 어땠나.
▶처음에 문근영씨를 만났을 때 회식자리였는데 제가 음악방송하고 늦게 갔다. '국민여동생'아닌가. 그 전에도 많이 봐와서 신기했는데 나이를 물어보더니 말을 놓겠다고 하더라. 털털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벌주를 줬는데 다시 한 번 털털하다고 생각했다. 문근영씨가 아무리 봐도 오빠같이 생겼는데 실제 나이가 맞냐고 묻더라. 가수분들이 나이 많이 속이지 않냐고 물었다. 노안이라 죄송하다(웃음).
-문근영이 연기지도를 해주거나 그랬나.
-문근영은 2PM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저희 멤버들 중에는 준수를 좋아해 가슴이 아팠다(웃음). 저희 노래를 모두 알고 있어서 사실 놀랬다.
-문근영에게 '군기'를 잡혔다는 얘기도 있다.
▶워낙 대선배다 보니까 누나를 따르게 된 것 같다. 현장 분위기나 연기 지도나 조언을 많이 해줬다. 그래서 누나가 군기반장이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
-문근영이 여자로 보이지는 않나.
▶(잠시 망설이더니)좋다. 매력적이고(웃음).
-여자친구로는 어떤가.
▶좋을 것 같다. 되게 잘 챙겨준다.
-연기한다니까 부러워하는 멤버는 없었나.
▶멤버들 다들 연기할 기회를 보고 있어서 부러워하는데 찬성이가 제일 부러워하고 조언도 많이 해줬다.
-이번에 연기 데뷔했는데 다음 작품에 대한 욕심은 없나.
▶다음 작품을 빨리하고 싶다. 처음 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최대한 빨리하고 싶다. 새로운 캐릭터를 찾아서 해보고 싶다.
-연기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처음하는 것이다 보니 현장에서의 용어나 이런 걸을 잘 몰랐다. 이상한 말들이라 처음에는 못 알아 들어 많이 혼났다. 그런 것을 알고 연기를 했으며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본인의 연기 점수를 주면 몇 점이나 줄 것 같나.
▶우선 욕을 안 먹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 처음이라 많이 기대를 안 하신 것 같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드린다.
-슬옹과 동시간대 경쟁했는데.
▶워낙 분위기도 다르고 그래서 경쟁하기보다는 서로 으샤으샤하는 분위기였다. 촬영 중간에도 만나 많이 얘기를 나누고 그랬다. 둘 다 연기가 처음이라 힘들어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서로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나 대사는?
▶어제 나왔던 청혼 장면이 괜찮았던 것 같다.
-오글거렸지만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신이긴 한데 호숫가에서 은조에게 통장을 건네며 '누나랑 어렸을 때부터 살았어'라는 대사였는데 좀 오글거렸다.
-사투리 연기가 힘들지는 않았나.
▶5부에 있었던 사투리 대사를 우영이랑 준수랑 계속 연습했다. 처음 대사가 '니 내모르나'였는데 이걸 멤버들이 외울 정도였다(웃음). 촬영장 스태프분들도 부산에서 오신 분들도 있어 많이 배웠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나.
▶현장에서 그러시는데 사극이 재밌다고 하더라. 사극이 재밌을 것 같다. 사극을 해보고 싶다. 장군쯤(웃음). 아니면 왕이라도. 카리스마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정우는 순정적이어서 부드러운 역할이었는데 좀 더 강한 남성 연기를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족했지만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정우가 아닌 색다른 모습으로 또 찾아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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