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9개라는 편견을 버려! '구미호' 2마리 격돌

김수진 기자  |  2010.06.22 11:52
SBS '내여자친구는 구미호'(왼쪽)와 KBS 2TV '구미호 여우누이뎐'

'구미호는 구미호지만 괴수가 아니다'

올 하반기 안방극장에 두 마리의 구미호가 격돌한다. 오는 7월 5일 첫 방송될 KBS 2TV 새 월화미니시리즈 '구미호 여우누이뎐'과 오는 8월 11일 방송을 앞둔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다.

'구미호 여우누이뎐'(극본 오선형 정혜원, 연출 이건준)은 정통 사극이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부성철)는 현대극이다. 두 편 모두 구미호를 내세운 드라마. 하지만 시대적 배경과 구미호에 대한 해석이 각기 다르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구미호 설화의 이후 이야기다. 인간 세상에서 어울려 살던 구미호가 10년이 되던 날, 약속을 어긴 남편을 떠나는 구미호(한은정 분)에게 반인반수(半人半獸)의 피가 흐르는 어린 딸이 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기존 구미호를 소재로 한 사극과는 다르다. 칠흑같이 어두운 시골의 한 뒷산에서 피를 흘리며 등장해 이불속으로 숨게 만드는 괴수 구미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공포물이 아니다. 구미호가 반인반수의 2세를 인간에게서 지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탄탄한 스토리텔링, 그 안에 녹여져 있는 공포와 반전 등 서스펜스를 지향한다.

'꼬리가 9개 있어야 구미호지'라는 각인된 사고의 틀은 '구미호 여우누이뎐'에서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연출자 이건준PD는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에 "이 드라마에서는 구미호의 존재가 단순히 괴수로 해석되지 않는다"면서 "구미호의 딸이 인간에 의해 희생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500년 동안 긴 잠을 자던 구미호가 2010년에 눈을 뜨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인간 남성(이승기 분)과의 동거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다. 구미호는 신민아다. 신민아가 신세대 아이콘 배우라는 점에서도 느껴지듯이 톡톡 튀는 아름다운 신세대 구미호로 그려질 전망이다. 즉, 괴수와는 거리가 멀다.

홍미란 홍정은 작가는 이 드라마 집필 당시 진행된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구미호는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반하는, 한눈에 사람을 홀릴 수 있는 절세미녀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 세상에서 눈을 뜬 구미호가 한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 핵심이며, 전작인 '쾌도 홍길동', '미남이시네요' 등 에서 그려진 작품보다 한층 더 강해진 최루성 로맨스가 그려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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