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故박용하와의 남다른 우정

전형화 기자  |  2010.07.01 14:44
ⓒ홍봉진 기자
배우 소지섭이 절친한 친구인 박용하의 죽음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이틀째 빈소를 지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소지섭은 지난달 30일 박용하의 자살 소식을 듣자 빈소가 마련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한 걸음에 달려왔다. 그는 굳게 닫힌 빈소 앞에 취재진이 늘어서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 뒤에서 울음을 삼키지 못했다. 소속사 동료와 빈소를 찾은 그는 "어떡해, 어떡해"를 외치며 무너지듯 몸을 가누지 못했다.

간신히 빈소에 들어선 그는 미처 영정도 마련되지 못한 것을 보자 비명에 가까운 울음을 터뜨려 슬픔을 더했다. 이후 소지섭은 예정된 CF 일정 등을 모두 취소하고 이틀째 빈소를 지켰다.

당초 소지섭은 드라마 '로드 넘버원' 촬영으로 밀린 일정 때문에 오는 15일까지 쉬는 날도 없을 만큼 스케줄이 꽉 차 있었다.

지인들에 따르면 소지섭은 빈소에서 이틀 동안 물 한 모금조차 제대로 넘기지 못할 만큼 애통해했다. 그는 1일 오전 빈소가 좀 더 넓은 곳으로 이동하자 직접 친구의 영정을 들었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소지섭은 연예인과 너른 교제를 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소지섭과 고 박용하의 우정은 남다르다. 1남 1녀에 장남으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소지섭은 데뷔 이래 번 돈 대부분을 집안의 빚을 갚는데 썼다.

신인 시절 어려운 형편이었던 그는 역시 비슷한 처지였던 박용하와 몇 년 동안 같은 집에 살면서 꿈을 키웠다. 당시 소지섭은 '남자셋 여자셋'에 이의정의 첫 사랑으로 출연했을 때 지방과 서울을 오갈 교통비가 부족해 같은 스톰 1기 전속모델이었던 송승헌의 집에서 기거하기도 했다.

소지섭과 고 박용하는 그렇게 우정을 쌓아왔기에 주위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 일정이 없으면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해 "사귀냐"는 놀림을 받기도 했다.

그랬던 소지섭이기에 박용하의 갑작스런 죽음은 믿을 수 없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소지섭은 1일 입관식에 들어서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는 2일 마지막으로 고인을 보내는 장소까지 친구 곁을 지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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