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스' '어게인' 등 웹툰원작 영화 대기중②

임창수 기자  |  2010.07.07 12:23
'트레이스'의 표지 <사진출처=예스24>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시대. 웹툰의 영화화는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이미 '다세포 소녀'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 등의 웹툰이 영화화 됐으며, 오는 14일에는 강우석 감독의 '이끼'가 관객들을 찾는다. 척박한 인터넷 토양에서 쌓아올린 웹툰의 성공신화. 모니터를 넘어 스크린으로 진출하는 작품들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형 수퍼 히어로물을 꿈꾼다 - '트레이스'

고영훈 원작의 '트레이스'는 SF 히어로물이다. 세상에 혼란을 초래하는 트러블이라는 존재에 맞서 싸우는 초능력을 가진 돌연변이 트레이스들의 여정을 그렸다.

'트레이스'는 한국에서는 불모지에 가까웠던 히어로물에 발을 내딛어 성공의 단맛을 본 작품으로 5부작으로 구성된 1기가 마무리 된 상황이다. '트레이스'는 단순한 권선징악의 스토리에서 벗어나 정부에 이용당하고 일반인에게 배척받는 트레이스들의 애환과 고통을 깊이 있게 묘사해내 네티즌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영화 '트레이스'는 지난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 PPP(Pusan Promotion Plan)에서 처음 공개된 후, 현재 '연애의 목적'과 '우아한 세계'를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최종 시나리오 작업중이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스틸

◆강풀 웹툰, 또 다시 영화화 -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순정만화', '바보'에 이은 강풀의 순정만화 시리즈 3편이다. 우유 배달을 하는 김만석(이순재 분)과 무의탁 할머니 송이뿐(윤소정 분) 등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들의 로맨스를 다뤄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이미 연극으로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이 작품의 영화화로 강풀은 순정만화 시리즈 3편을 모두 영화화하게 됐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영화화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연배우 이순재의 캐스팅을 확정 짓고도 제작사의 사정에 의해 1년간 제작이 미뤄진 것. 올해 초에 들어서야 새로운 제작사에 의해 제작이 재개, 촬영을 마치고 마무리 작업중이다.

'마파도', '사랑을 놓치다'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신기전', '와일드카드' 등의 이만희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올 하반기 개봉예정.

왼쪽 만화가 강풀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오른쪽 '이웃사람'의 표지 <사진출처=예스24>

◆도대체 왜 웹툰인가? - 영화화가 논의중인 웹툰들

영화의 소재로서 웹툰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 이유는 공감에 기댄 웹툰 만의 특성 덕분일 것이다. 웹툰의 영토인 인터넷은 수용자들의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한 공간이다. 공감을 얻지 못하는 작품은 이내 도태되는 전쟁터인 셈. 인기를 얻은 웹툰은 무수한 콘텐츠 속에서 수용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살아남은, 그야말로 '검증된 이야기'다. 콘텐츠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탐내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웹툰의 매력을 스크린에 어떤 식으로 옮겨놓을지는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 실제로 '다세포 소녀',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 등의 웹툰은 영화화 후에 신통찮은 흥행성적을 거두며 쓴 맛을 보지 않았던가.

영화 '이끼'의 제작사 관계자는 "웹툰의 묘미는 마우스를 손에 쥐고 스크롤을 내려가면서 한 컷 한 컷 슬며시 화면이 온전히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감상법에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웹툰 만의 매력을 영화라는 플랫폼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을 터. 웹툰 영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연출과 차별화가 필수적이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이끼' 외에도 강풀의 '이웃사람', '어게인'을 비롯해 고영훈의 '장마', 홍작가의 '고양이 장례식'등의 작품이 현재 영화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웹툰이 스크롤을 넘어 스크린에서는 어떤 성과를 일궈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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