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조폭연기 또 하면 '굿' 하려했다"(인터뷰)

영화 '마음이2'의 김정태 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10.07.21 14:08
배우 김정태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동훈 기자 photoguy@

"제가 한 번만 조폭을 더 하면 굿을 하려고 했다니까요."

배우 김정태가 장난섞인 한탄을 했다. 1999년 '이재수의 난'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지 만 10년. 김정태에게 줄곧 돌아왔던 역할은 걸쭉한 사투리를 쓰는 조폭, 건달, 양아치들이었다. 얼마나 신물나게 했던지, 김정태는 지금 생각해도 '어휴' 한숨이 먼저 나오는 모양이다.

그랬던 그가 21일 개봉하는 달콤상큼한 가족영화 '마음이2'(감독 이정철)로 전혀 다른 변신을 했다. 그가 맡은 어리바리 동생 도둑 두필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피식 웃음이 나는 캐릭터. 형님 도둑 성동일과 함께하면 크리스마스 단골영화 '나홀로 집에'의 도둑 콤비가 절로 연상된다.

"캐스팅 들어왔을 때, 10초의 주저함도 없이 오케이 했어요. '저, 영화가 들어왔는데 '마음이2'라고…' 하길래 '한다고 그래!' 그랬어요. 진짜 그랬어요."

개가 주인공인 전작 '마음이'는 진작 알고 있었고, 따뜻한 가족 영화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고 털어놨다.

"이 친구 역할이 말은 도둑이지만 좀 어리숙하고, 형 말 잘 듣고 착해요. 좋더라고요. 사람이 작품에 따라서 마음가짐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아요. 따뜻한 역할 찍으면 마음이 더 편하고 성격도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마음이2'가 딱 그랬고요."

배우 김정태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동훈 기자 photoguy@

마음 따뜻한 도둑 역할도 푸근하고 미소 따뜻한 그에게 제격이건만, 김정태 하면 사투리 쓰는 건달이 먼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슬쩍 떠 보자 "대번에 그만큼 했으면 많이 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제가 올해까지도 건달연기를 계속 하면 남한산성 가서 불당을 빌려서 굿을 하려고 진지하게 고민을 했어요. 사실 악에 받쳐서 한 거예요.

하지만 다수의 인식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어떻게 사람이 한 가지 면만 있겠어요? 어떻게 연기도 한 가지만 할 수 있겠어요? 다만 분명히 저한테도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을 했고 그 기회가 온 거죠. 오래 기다렸고, 너무 늦게 왔어요.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감사하다고는 못하겠어요. '다행이다'라는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선 굵은 연기와 달리 김정태는 사실 섬세하고 부끄럼 많은 남자다. 배우라고 결혼식 사회 봐달라는 친구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지만 사람들 앞에 나서면 일단 몸이 떨려온다. '이런 사람을 생 양아치를 만들다니' 김정태는 영화계가 이미지를 버려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좀 수줍어하는 데가 있어요. 혈액형도 A형이고요, 낯도 가리고. 그런데 이상해요. 카메라 앞에서는 뭘 해도 끄덕 없는데…."

배우 김정태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생활 10년, 그라고 왜 영화같은 사연이 없었을까. '이재수의 난', '신혼여행' 이후 봤던 '친구' 오디션에서 정운택이 맡았던 중호 역에 일찌감치 낙점을 받았지만 너무 신인이라고 미끄러지기도 했고, 다짜고짜 부산에서 서울 영화사에 찾아가 많은 이들이 배우 김정태를 처음 알게 한 '친구'의 불량학생 도루코 역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후엔 일이 없어 놀면서 반 거지 생활도 했다.

"무명 배우였잖아요. 살아온 얘기 하자면 구구절절하죠.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었어요. 그러고보면 악역 연기가 약도 되고 독도 됐어요. 생활인으로서는 제가 집안을 건사할 수 있게 해 줬으니까요."

악역의 굴레를 힘겹게 빠져나온 김정태의 얼굴은 환했다. 그는 "파마도 '중화'가 돼야 컬이 잘 나온다"며 "이번 '마음이2'는 착한 도둑으로 나오잖아요. 한번에 너무 극단적으로 바뀌면 받아들이는 분도 부담될 테니까 '중화'의 개념"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타이밍 좋게, 적절하게 쉬어가게 됐다며.

김정태는 말했다. "다음 작품에서는 한번 대놓고 웃겨보려고 한다"고. 다음 작품 '방가방가방가'에서 김정태는 해도해도 안되는 백수 김인권을 동남아인으로 위장 취업시키는 노래방 주인으로 분한다. 김정태 '중화'의 시간이 끝났으니 이젠 본격적으로 놀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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