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聯, 강의원 민·형사 고소 "사퇴·사죄 요구"(종합)

전소영 기자  |  2010.07.21 11:38
고소장을 접수하러 온 손범규,성세정,김성은,이재용 아나운서ⓒ임성균 기자 tjdrbs23@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과 관련 한국아나운서연합회(회장 성세정, 이하 아나운서연합회)가 21일 강 의원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아나운서연합회 성세정(KBS 아나운서)회장, 김성은(KBS 아나운서) 부회장, 손범규 SBS 아나운서, 이재용 MBC 아나운서는 2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남부지방검찰청과 법원을 찾아 강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형사 및 민사 고소장을 접수했다.

성세정 회장은 이날 "이번에 유감스럽게도 강용석 의원의 발언 때문에 이 자리를 찾게 됐다"며 "여성 비하 및 특정 직업군 비하 발언에 대한 강의원의 책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명예훼손 고소장을 공식적으로 접수하며, 강의원의 공개적 사과와 사죄를 요청한다"며 "한나라당에서 강의원을 제명한 것과 무관하게 입법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 회장은 이어 "정당 차원이 아니라 입법 활동을 하는 의원으로서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다"며 "위자료 금액은 사회통념 상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날 성세정 회장은 '어떤 식의 사과를 받기 원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과 받는 입장에서 엎드려서 절 받을 생각은 없다"며 "다만 진심과 성심이 드러난다면 상대가 사과하는 방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성 회장은 이어 "이런 사태를 단순히 가십거리라 여기지 말고 당사자가 내 친구, 내 학교 선후배 혹은 먼 친척이라 여겨 달라"며 "책임을 갖고 있는 위치에 있는 분 인 만큼 발언에 대한 책임을 져 달라"고 전했다.

또 그는 강의원의 발언 가운데 "아나운서가 써주는 대로 읽기만한 사람이라고 폄하했는데 의원이 아나운서나 기자를 해본 경험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우리는 사실이 아닌 것은 전달할 수 없다. 강의원의 발언을 차마 읽을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날 김성은 부회장은 "여자 아나운서 대표격으로 이 자리에 섰다. 자부심 갖고 아나운서로서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며 "말도 안되고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고소장을 접수하러 가고 있는 김성은 아나운서 협회 부회장ⓒ임성균 기자 tjdrbs23@


그는 이어 "특정 직업군을 향한 발언 뿐 아니라 아나운서 지망생들과 후배들이 자괴감, 모멸감, 실망감을 느꼈을 것이다. 나 역시 모멸감을 느꼈다"면서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모 일간지에 따르면 강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인근 고깃집에서 제2회 국회의장배 전국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뒷풀이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강 의원은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며 성희롱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논란이 커지자 20일 오후 윤리위원회를 열어 강 의원을 제명 조치했다.
고소장 접수하러 가는 성세정 아나운서 협회장ⓒ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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