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이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된 줄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민정이 '그대,웃어요'처럼 밝고 명랑한 줄만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민정이 예쁜 외모로 미친 존재감을 불러일으키는 줄 아는 사람도 많다.
이민정은 불과 얼마 전까지 인지도가 없다고 첫 촬영 전날 오지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다 찍었던 CF가 방송이 되지 않은 적도 있다. 카메라 울렁증에 이 길이 내 길이 아니구나라고 고민하며 밤을 새운 적도 많다.
16일 개봉하는 '시라노:연애조작단'은 그런 이민정의 현재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시라노'는 과거 사랑했던 연인을 새로운 남자와 연결시켜줘야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이민정은 엄태웅과 최다니엘, 두 남자의 욕망의 대상이자 어쩌면 전형적인 여인을 맡았다.
하지만 이민정은 전형적인 인물을, 또래가 공감할 수 있는 여인으로 이민정화(化)했다. 떠나간 사랑도, 다가올 사랑도, 조심스럽기만 한 그녀. 이민정을 만났다.
-스타덤에 오르면서 같이 앉아만 있어도 소문이 돌더라.
▶나도 그런 소문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인지도가 생기면서 예전이라면 편할 수 있는 자리도 부담스럽고 조심하게 된다.
-첫 주연작인데 어땠는지.
▶빨간 점이 보이면 어떨까 그것만 보게 되더라. 영화가 어떨지 보단 내가 어떻게 했는지만 보게 되고.
-25살에 연예계에 데뷔했다. 남들보다 늦은 출발에 조바심은 없었나.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인지도가 없다고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캐스팅 됐다가 바뀌고. 무수히 좌절했었죠. 오디션에 가면 저렇게 예쁜 아이들이 배우가 되는 거구나란 생각도 했었죠. 연극할 땐 잘한다 소리도 들었는데 카메라 앞에 서니 어떻게 할지를 모르겠고. 카메라를 보면 울렁증도 생기고 그러다보니 위축돼 감독님께 너 프로필 찍냐란 소리도 들은 적도 있어요.
-그런 적응기간이 끝나면서 이제는 영화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인가.
▶그건 아니고. 확실히 적응기간은 필요한 것 같아요. 되게 조금씩 풀려간 것을 느끼거든요. 볼터치를 싫어했는데 그걸 해야만 카메라에 음영이 생긴다는 것도 알게되고. 이것저것 신경써야 할 게 많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는 더 힘들었어요. 스크린은 완전히 다른 연기장르구나란 생각을 했거든요. 적응이 되서 했다기보단 자학도 많이 하면서 그래도 이건 내가 하면 어떨까란 생각에 하게 됐죠.
-'시라노' 속 모습은 실제 이민정과도 닮았을 것 같은데.
▶'그대, 웃어요'를 한 뒤 내가 드라마 속 모습처럼 밝고 명랑하신 줄 아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이 작품은 내 속에 있는 모습을 많이 끌어내려 했고 공감할 수 있도록 했기에 그런 점은 닮았을 거에요. 적어도 제 친구들은 이해할테고.
-'시라노' 팀이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민정은 사랑에 대한 정의가 확실하다고 하던데.
▶꼭 그렇다기보단 감독님이 민정씨라면 어떻게 할것 같아요라고 많이 불어보셨다. 똑같은 경우를 겪은 건 아니지만 영화 속 경우라면 남자들이 비겁한 것 같고.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엄태웅과 술을 마시고 방에 들어갔을 때 시나리오에는 미친듯이 키스하라고 돼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다니엘에 마음이 흔들리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이야기했고 결국 감독님이 내 말을 들어주셨다. 나중에 그렇게 하길 잘했다고 하시더라. 사랑은 잘모르지만 그렇게 이야기를 하셨다면 그런 까닭일 것이다.
▶죽을 때까지 잘 모르지 않겠나.(웃음) 남자친구 없는 기간이 긴 편이고. 연애한 경험도 5번도 안된다. 하지만 뭐든 경험을 하면 깊게 생각하는 편이라.
-영화는 인연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인데.
▶한 때 운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적도 있었고, 아닌 것 같았는데 인연이었던 적도 있다. 인연이란 그런게 아닐까?
-스타덤에 오르면서 본의 아니게 입에 오르내리고 연애 이야기를 털어놔야 하는데.
▶내 사랑 이야기를 하려면 술이라도 한 잔 하면서 깊이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나. 소비된단 생각도 들지만 글쎄 아직 시작인 터라.
-영화에서처럼 당신과 사귀기 위해서 남의 도움을 빌어 작전을 펼쳤단 사실을 알게된다면.
▶그 사람이 진심이란게 정말 많이 느껴진다면. 남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크게 문제되진 않을 것 같다.
-늦은 나이에 데뷔해 상처를 받았던 경험이 어쩌면 '시라노'를 연기할 때 많은 도움을 준 것 같은데.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그 경험이 절 있게 해준 건 맞는 것 같아요. 전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은 것 같아요. 너무 보여드린 게 없으니깐. '꽃보다 남자'로 인지도가 높아졌다지만 어른들은 잘 모르시고. 친구들도 안봤는데요. 뭘. 그래서 친구들에게 이 영화를 꼭 보여주고 싶다.
-늦은 데뷔, 후회한 적은 없나.
▶원래 연출을 하고 싶어서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들어갔죠. 그런데 연극을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장난하냐고 재떨이가 날아온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 뮤지컬을 하고 너무 즐겁다는 걸 깨달았죠. 장진 감독님 작품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TV와 영화도 하고 싶단 욕심을 비로소 냈는데 그 때가 24일이었요. 소속사 알아봐야지 한 게 25살이었고. 원래 소속사 있다가 지금 소속사에 오게 된거죠.
-힘든 시간을 겪을 때 오기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었나.
▶누군가 너의 힘은 악이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흥이 있어야 하는 게 중요하다. 흥이야말로 나의 원동력이다.
-추석 개봉작이 많다. 어떨 것 같나.
▶아직 해본 적이 없어서(웃음) 고기를 먹어봤어야 맛을 알죠. 이제 시작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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