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정vs이윤지, 연극데뷔작 '프루프' 들여다보니

연출가 "내면적 에너지 폭발vs 섬세한 표현력 돋보여"

김겨울 기자  |  2010.10.19 17:21
강혜정 이윤지ⓒ양동욱 인턴기자

배우 강혜정과 이윤지가 첫 연극 무대에 도전했다.

강혜정과 이윤지는 19일 오후 4시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대학로 예술마당 3관에서 열린 연극 '프루프'의 프레스 콜을 가졌다.

이들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펼쳐진 하이라이트 공연에서 소름끼치는 천재 수학자 캐서린으로 분했다.

지난 12일 개막한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예민하고 긴장된 기운이 역력했다. 하지만 연극 무대에 처음 서는 자리에서도 고른 톤의 발성과 약속된 플레이를 영리하게 해내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했다.

이들은 '프루프'에서 천재 수학자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캐서린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캐서린은 아버지에게 천재적 수학 재능 뿐 아니라, 정신병도 물려받았을지 모르는 불안감에 극도의 신경 불안 증세를 보이는 역할이다.

할(김동현 분)이 캐서린(강혜정 분)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있다ⓒ양동욱 인턴기자

강혜정과 이윤지는 특정한 사건 없이 늘 불안하고 초조해 하는 심리를 가진 캐서린을 아버지의 제자이자, 사랑하는 상대인 할(김동현 분)과의 관계, 성취 욕구가 강한 성공한 도시 여자인 언니 클레어(하다솜 분·김태인 분)과의 갈등만으로 표현해야하기에 벅찰 수 있는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강혜정은 출산 후 첫 복귀작으로 연극을 하게 된 소감에 대해 "사건 없이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내가 90% 이상을 끌고 가야하니 호흡이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윤지 역시 "실수를 했을 때, 아직 노련미가 부족하다"며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다음이 뭐지?'라고 상대방에게 눈으로 레이저를 쏜다"며 웃었다.

그리곤 지난 첫 공연에서 소리에 집중하다보니, 제스처를 너무 크게 해서 뒤로 넘어갈 뻔 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윤지ⓒ양동욱 인턴기자

이유리 연출가는 "철저하게 배우의 연기로 이뤄진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윤지의 캐서린은 놀랍도록 섬세하고, 텍스트 분석을 치밀하게 연구하는 자세로 임하는 태도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어 "강혜정의 캐서린은 내면적 에너지가 놀라울 정도"라며 "어떤 환경이나 여건, 연습량을 떠나서 같이 작업하는 데 있어 무조건적 신뢰를 갖게 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지난 2001년 토니어워즈 최우수작품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프루프'는 국내에서도 이미 세 번째 무대에 올랐다. '프루프'는 지난 12일부터 12월12일까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대학로예술마당 3관에서 공연한다.
죽은 아버지 로버트(정원중 분)와 캐서린(강혜정 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양동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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